'몰카'PD가 말하는 '몰카'가 사실인 3가지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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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는 시청률과 관계 없이 방영될 때마다, 시청자들의 관심의 초점이 된다. 방송 뒤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란 의견에서부터 "그 스타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됐다"는 의견까지 찬반 양론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하지만 이 중에서도 "당사자가 몰래카메라에 찍히는 것을 사전에 정말 몰랐는가?"라는 '사전 조작 의혹'은 지난 90년대 초 첫 방송 때부터 10여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현재 '몰래카메라'를 연출하고 있는 김유곤 PD는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몰래카메라'가 사실일 수 밖에 없는 3가지 이유를 자신있게 제시했다.

먼저 출연자 중 흡연자도 많을 뿐더러 이들이 담배를 피우며 말하는 장면 또한 적지않은데 이런 모습이 한번도 방영되지 않은 것은 물론, 최종 방영분에서는 그 출연자들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김 PD는 "일부에서는 제작진이 사전에 출연자들에게 담배를 피지 말라고 요청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이는 말도 안되는 소리다"고 잘라말했다.

김 PD는 "현재 지상파 방송에서는 흡연 장면을 내보낼 수 없는 관계로, 촬영 후 흡연 장면은 온갖 방법을 통해 삭제한다"며 "어떤 경우에는 연기를 지우기까지 한다"고 밝혔다.

김 PD에 따르면 촬영 현장에서는 실제로 담배를 많이 피우는 스타들이 많다. 그리고 이는 고스란이 촬영 테이프에 담긴다. 하지만 '비흡연 방송' 정책과 관련해 편집 과정에서 흡연 장면을 드러내며, 흡연하고 있을 때의 말소리는 얼굴은 비치지 않은 채 오디오만을 통해 내보낸다. 또한 '몰래카메라'에 협조하는 대상들에게 '몰래카메라' 당사자가 흡연하는 동안에는 웬만하면 말을 걸지 말도록 사전에 부탁해 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김 PD는 '몰래카메라'가 사실일 수 밖에 2번째 이유로 '작전 개시일' 수일 전부터 협조 대상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당사자가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는 점을 들었다.

김 PD는 "얼마 전 전파를 탄 이훈씨의 방송분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이훈과 친분이 있는 영화 '색즉시공'의 윤제균 감독에게 이훈의 몰래카메라를 찍기 며칠 전부터 차기작에 관련한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을 부탁했던 것.

김 PD는 "몰래카메라 협조자들은 몰래카메라 당사자들과 촬영 장소에서의 약속을 수일 전에 미리 해 놓는다"며 "이런 이유에서 조작은 할 필요도, 명분 자체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못박았다.

김 PD는 마지막으로 "넓은 장소보다는 집 등 밀폐된 장소를 촬영 장소로 선택하는 게 몰래카메라의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있다"며 "이 경우, 몰래카메라 당사자들은, '저 공간에 과연 카메라가 있을까'라는 의심을 갖게 되고 결국 안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이처럼 '몰래카메라 성공 비법'이 여럿 존재한다고 설명하며 사실에 근거한 방송임을 강조했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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