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제와 공직자」 분임토론<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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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외적요인」이 경제영향주면 안돼”/신경제는 자율이 요체… 부처이기주의도 배격해야
『기업인을 결코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아서는 안되지만 기업인들도 이제는 게임의 룰 범위내에서 정상적인 이윤추구를 해야 한다』(홍재형재무장관).
『지방에서 공단건설을 하는데 소득증대보다는 땅값 보상확대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 군청의 16개 과중 2개 과만이 경제관련업무를 취급하는 등 조직에 문제가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김영태기획원차관).
30일 과천에 있는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는 11개 부처 장관 등 고위공직자와 민간인 1백7명이 모여 깊어가는 밤을 잊은채 열띤 토론을 계속했다.
1박2일의 일정으로 열린 신경제 대토론회에서 「신경제건설과 공직자의 역할」이란 주제로 분임토의가 벌어진 것이다. 합숙훈련과 분임토의는 민간기업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것이지만 정부가 이 방법을 받아들여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두들 신경제에 대해 거론하지만 부처마다 파악하고 있는 개념이 다르고 이에 따라 내놓는 정책이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이번 대토론회를 통해 공통분모를 찾고 각 부처간에 조화있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이동훈상공차관).
이번 대토론회는 「신경제 이론」의 골격을 세우는데 산파가 됐던 박재윤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이때문에 박 수석은 대토론회의 시작을 여는 연사로 등장,「신경제론」에 대한 강연을 했다.
박 수석은 이자리에서 『신경제는 40여년의 긴세월동안에 형성된 김영삼대통령의 통치철학을 경제정책으로 표현한 것이며,김 대통령은 집권에 앞서 집권후의 경제정책에 관해 5백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마스터플랜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벌어진 분임토의는 참석자가 11개조 나뉘어 같은 주제를 놓고 대부분이 예정시간보다 30∼40분씩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분임토의 참석자들은 우리 경제가 종래와 같은 경제운용방식으로는 더이상 발전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발전 메커니즘이 필요하며,특히 경제가 과거처럼 경제외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풍토를 없애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 공직자에 대한 자아비판도 나와 예컨대 과거 공직자가 가지고 있었던 잘못된 엘리트의식을 이제는 전환하여 행정서비스의 수요자 입장에서 공무를 수행해야 다른 경제주체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며 신경제가 자율을 강조하고 있으나 추진방법은 자율성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공직자의 의식 및 역할에 관해서는 부처간 협조를 자기부처의 권한상실로 보는 풍토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계익교통장관)이 있었다. 내무부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업무수행에 있어 경제감각이 뒤떨어져 이를 북돋우는 방향으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견해(이해구내무장관),지방공무원 및 일선공무원의 의식과 관행의 개선이 긴요하다는 의견(구본영교통차관) 등이 제시됐다.<한종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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