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진출 고부가공사로|차성춘<현대건설 말연 지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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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요즈음 해외건설시장중에서 동남아시장이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 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등 아세안 국가를 포함한 이지역이 세계 어느지역보다 빠른 경제성장을 계속해 시장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중동 건설의 퇴조로 타격을 입은 우리 처지로는 당연히 동남아지역에 눈을 돌렸고 그동안 다른 지역보다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은 수주실적을 기록해왔지만 상황은 급속히 달라지고 있다.
동남아국가의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현지건설업체들의 성장도 빨라 자체공사를 맡는 빈도가 잦아져 도로공사등 단순공사에서 한국업체의 경쟁력은 더 이상 찾기가 힘들다. 더욱이 중국 건설업체들이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단순공사에 진출하기 때문에 우리업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플랜트건설등 고부가가치 공사를 수주할만한 능력과 기술개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다시 말해 뒤쫓아오는 후진개발도상국업체와의 경쟁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방어하기보다는 선진국업체와 대등하게 맞서 시장에서 우위를 점유하려는 자세가 시급한 것이다. 이를 위해 예컨대 대산석유화학단지건설등에서 축적한 플랜트설치기술등을 수출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수 있을 것이다.
이와함께 수출입은행의 연불수출등 건설업의 수출지원체제도 과감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 현지에서 보면 일본이나 영국업체에 대한 자국의 지원은 상상을 초월한다. 정부차원에서 특정공사나 대형 플랜트 공사를 목표로 동남아국가들에 차관을 제공하고 자국 건설업체가 공사를 맡도록 민관이 협력하고 있다. 동남아국가들은 외변적으로는 건설공사를 공개입찰방식으로 시공자를 선정하지만 내면적으로는 금융지원을 받은 국가의 건설업체를 선정하는 사례가 늘고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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