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유방 확대 ‘실리콘 백’ 다시 사용 허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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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유방 확대를 원하는 여성들은 수술에 앞서 보형물을 선택하는 데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19일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이 가슴 확대를 위한 보형물로 실리콘 백(보형물)사용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7월 21일자 8면>

 실리콘 백은 한때 잘 나가던 제품이었다. 백에 들어가는 실리콘의 점도가 높아 촉감이 좋고, 육안으로도 자연미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제품이 허가 취소된 것은 1992년께. 실리콘 액이 흘러나와 조직에 스며들면서 면역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 뒤 제조회사들은 안전성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다. 과거 액체 형태를 응집력이 더 높은 코히시브 젤로 바꾸고, 이 물질이 밖으로 새어나오지 못하도록 외피를 다중막으로 설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다시 사용 허가를 내린 것은 지난해 11월. 유해성 논란이 있은 지 14년 만이다. 더성형외과 옥재진 원장은 “기존 생리식염수 백은 볼륨을 많이 키우려고 할 때 촉감이나 모양이 자연스럽지 못한 단점이 있었다”며 “유선 조직이 얇고, 가슴이 빈약한 한국 여성에게 실리콘 백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감촉 면에선 앞서지만 단점도 있다. 우선 시술시 절개선이 커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생리식염수 백은 제품을 똘똘 말아 인체 내에 삽입한 뒤 관을 통해 식염수를 주입하고 관을 제거하는 식이다. 따라서 절개선이 3㎝ 이하면 충분하다. 유두 또는 배꼽을 통해서도 성형이 가능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실리콘 백은 아예 젤이 백에 담겨 완제품 형태로 나오기 때문에 최소 절개선이 6㎝ 이상 돼야 한다.

 구형구축의 가능성도 더 높을 수 있다. 구형구축은 수술 후 인체 조직이 뭉치는 현상이다. 수술시 감염(포도상구균의 일종)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정자연미성형외과 이정 원장은 “잘 들어가지 않는 것을 억지로 넣다 보면 주변 조직과의 접촉이 불가피해지고, 이로 인해 감염에 의한 구형구축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술 후 적극적인 마사지와 구형구축 발생 예방약인 아콜레이트를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는 것.

 그럼에도 실리콘 백의 선호도는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선 허가 받은 지 7개월여 만에 이미 6대 4로 실리콘 백 사용률이 생리식염수 백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DA는 안전성에 대해선 약간 유보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수술한 지 3년 뒤부터 2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유방 MRI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대한성형외과학회 김우경 이사장은 “실리콘 백 사용 허가로 의사나 환자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며 “개인의 체형과 장단점을 비교해 보형물을 고르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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