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모비스, TG 넘기 힘드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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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로농구 모비스의 우지원은 생애 최고의 농구를 펼쳐보이고 있다. '잘 생긴 거품'이라는 비아냥을 듣던 우지원이지만 올 시즌만큼은 다르다. 그러나 선두팀과 9위팀 사이의 전력차는 우지원의 분전으로도 메울 수 없을 만큼 컸다.

TG삼보는 연장에서만 8득점한 외국인 선수 앤트완 홀(12득점.사진)의 수훈에 힘입어 모비스를 78-71로 물리치고 25승7패를 마크, 단독선두를 굳게 지켰다. 김주성이 23득점, 양경민이 15득점했다.

TG삼보와 2위 KCC(20승11패)의 승차는 4.5게임으로 벌어졌다. 모비스는 최근 3연패의 부진에 빠졌고 우지원은 19득점했다.

63-63으로 맞선 4쿼터 종료 30여초 전. 결승골을 노린 우지원의 왼쪽 코너 3점슛이 림을 맞고 튀었다. 모비스의 마지막 기회가 그렇게 사라졌다.

연장 5분 동안 플로어는 홀의 잔칫상이 돼버렸다. 홀은 연장 첫 골로 시동을 걸었고 5분간 주인공이 돼 TG삼보의 공격을 이끌었다. 모비스는 TG삼보의 대들보 김주성이 5반칙으로 물러난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모비스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승부. 1쿼터 시작하자마자 TG삼보가 14-3으로 치고 나갔을 때는 올 시즌 한번도 TG삼보를 이겨보지 못한 모비스가 다시 한번 침몰하는 듯했다. 그러나 우지원을 잠재운 후에 가능한 일이었다.

1쿼터 7득점으로 심상찮은 기미를 보이던 우지원이 2쿼터 들어 맹렬히 폭발했다. 3점슛 2개를 포함해 12득점. 모비스는 놀랍게도 전반을 42-41로 앞선 채 마쳤다.

TG삼보의 전창진 감독이 허재(3득점)를 투입하지 않았다면 경기는 모비스의 독주로 치달을 수도 있었다. 그만큼 모비스의 포문은 뜨거웠다. 하지만 2쿼터 4분20초쯤 다급하게 등장한 허재가 교묘하게 경기의 완급을 조절하자 졸지에 흐름을 잃은 모비스가 주춤했다.

볼 배급을 차단당한 우지원은 갑작스레 슛감각이 떨어져 3쿼터 이후 무득점에 머물렀다. 경기는 이때부터 박빙의 승부로 치달았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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