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억·윤동주·김소월…시인 18명 초간본 한눈에 '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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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 현대시 1백년사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1920~40년대의 명시집 20권을 초간본 모습 그대로 만날 수 있는 '한국 대표 시인 초간본 총서'(열린책들)가 발간됐다.

23년 조선도서주식회사가 발행한 김억의 첫 시집이자 한국 최초의 시집인 '해파리의 노래'부터 48년 정음사가 1백부만 찍은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까지 총서는 시인 18명의 시집 20권으로 이루어졌다.

김소월의 '진달래꽃'(1925년), 한용운의 '님의 침묵'(1926년) 등 요즘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시집은 물론 김창술 등 다섯명의 시를 모은 '카프 시인집'(1931년), 임화의 '현해탄'(1937년) 등 비교적 낯선 시집들도 포함돼 있다.

총서의 매력은 출간 당시 초간본 시집의 '전모'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진달래꽃'의 경우 '진달래꽃'외에 '초혼''산유화' 등 초간본에 실렸던 모두 1백26편의 시편이 초간본 편집 순서대로 실려있다.

표기는 현행 맞춤법을 따랐지만 시적 효과 전달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원문 표기를 살렸고 편집자 주도 달았다. 때문에 영인본은 아니지만 초간본 원판의 분위기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시집을 선정하고 표기를 바로잡은 고려대 이남호 국어교육과 교수는 "혼란스러운 시기일수록 옛것들을 되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 총서에 포함된 시집들은 한국 현대시 1백년의 바탕이 된 것들"이라고 말했다.

출판사는 과거 고희동.김환기 등 화가들의 작품사진이 책 표지를 장식했던 전통을 되살려 요즘 활동이 활발한 30~40대 젊은 작가들의 유화.목판화 등을 책 표지에 실었다. 2천질만 찍은 총서는 낱권 판매는 하지 않는다. 가격은 20권 한질에 13만원.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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