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핵 원칙대로 해결하라/미 칼럼니스트 클린턴에 공개서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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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국에 인권문제 양보땐 출발부터 길 잘못드는 셈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 저지를 위해 중국에 대해 강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칼럼니스트 짐 호글랜드는 1일 워싱턴 포스트지 기고를 통해 『북한에 대해 최대의 카드를 가진 중국의 호의를 얻기위해 미국은 무역최혜국대우(MFN)·인권문제 등을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나 오히려 그럴수록 빌 클린턴대통령은 타협보다 원칙적인 자세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으로 호글랜드가 클린턴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요구서한형식 기고문 요약.
앞으로 12개월이나 18개월 이내에 당신의 책상에는 북한의 두가지 변화에 대한 보고서가 올라올 것이다. 하나는 북한의 핵폭탄보유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김정일의 권력승계 정보다. 이 두가지가 합쳐진다면 세계 평화와 당신의 자리는 심각하게 위협받게 된다.
○군사대응엔 한계
당신은 지금이라도 북한으로부터 핵을 빼앗아낼 수 없을까에 고심할 것이다. 그러나 참모들은 이 은둔의 나라에 대한 공개적이고 군사적인 선택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고 경고할 것이다.
북한은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있고 폐쇄되어 있을 뿐아니라 터널공사의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공습을 가한다고 해도 넓은 땅에서 완두콩 찾기처럼 어려울 것이다. 또 주민들의 동원태세는 완벽하다. 걸프전보다 더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2개 사단의 투입은 물론 전략공군사령부까지 동원되어야 한다. 또 남한에 대한 보복위험과 무력사용에 대한 일본의 우려는 공습을 어렵게 만든다.
이같은 보고서를 접할때 당신은 움츠러들 수 밖에 없다. 아울러 북한에 대해 유일하게 영항력을 행사할 수 있고 이러한 파멸을 막거나 연기 시켜줄 수 있는 나라가 중국이라는 보고도 접하게 될 것이다.
○중국협조 절대적
일본대표는 지난달 22일 유엔에서 윌리엄 클라크 국무부아시아담당차관보에게 중국이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이러한 도움은 거저 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
중국에 대해 최혜국대우를 연장하느냐의 문제가 당신의 결심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은 선거운동기간중 천안문사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미국은 중국에 대해 1백80억달러가 넘는 무역적자를 보고있다.
미국을 포함한 우방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압력을 가하고 이것이 효과가 없을때 유엔안보리로 넘겨 경제제재를 가한뒤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적 공습을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식량부족으로 군인도 하루 두끼 죽을 먹고있는 북한에 경제제재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제재가 결의되고 시행되려면 중국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중국은 인권문제의 포기와 최혜국대우를 요구하고 나올텐데 당신은 어떤 결심을 하겠는가.
나의 충고는 원칙적 자세를 지켜가라는 것이다.
선거운동때처럼 중국의 인권에 대해 계속 비판을 가하고 중국에 대해 핵확산 방지를 위해 책임있는 자세를 지켜나갈 것을 촉구하라. 중국이 이런 문제에 협조를 안한다면 미중관계가 악화될 수 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히라.
○관계악화 경고를
북한의 핵문제로 최혜국대우 문제나 인권문제를 포기할 경우 클린턴행정부는 출발부터 길을 잘못 드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한 접근방식은 조지 부시의 유화정책이었지,클린턴의 원칙이 아니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워싱턴 포스트지="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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