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핵폭탄 제조 시인/데 클레르크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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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9년까지 6개… 90년 폐기
【케이프타운 로이터·AFP·AP=연합】 프레데릭 데 클레르크 남아공대통령은 24일 의회연설을 통해 남아공이 지난 89년까지 6개의 핵폭탄을 제조했음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그는 이날 의회 특별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74년 핵폭탄 7개를 제조하는 계획이 수립돼 89년 이 계획이 취소될때까지 6개가 완성됐으며,이는 소련의 팽창위협과 쿠바군의 앙골라 주둔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처음부터 「저지목적」이었다고 말했다.
데 클레르크대통령은 이 핵무기가 전임 P W보타 대통령의 직접 지휘하에 약 8억란드(미화 약 4억달러)의 비용으로 제조됐다고 말하고,89년 자신이 대통령에 취임한 후 냉전 종식으로 핵무기를 해체하는 것이 국가이익이라고 판단하고 해체를 지시,90년 해체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데 클레르크대통령은 자신이 남아공의 핵계획에 관한 국제사회로부터의 의심을 불식하기 위해 핵무기 제조사실을 밝혔다면서,국제공동체의 우려가 남아공의 핵자원 및 기술의 상용화 계획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 클레르크대통령은 『남아공은 다시는 핵무기를 만들 수 없으며 그 우려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주장하고,남아공은 지난 91년 7월 가입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엄격히 준수할 것이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여러차례에 걸친 사찰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IAEA는 이달 남아공이 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 핵무기 12∼24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의 고농축우라늄을 정제·저장하고 있었다는 조사결과를 확인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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