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 박근혜 캠프 '마포팀'역할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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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식(전문가네트워크위원장).방석현(행정개혁특별위원장) 두 사람은 박근혜 캠프의 '몸통'일까, '꼬리'일까.

17일 이명박 후보와 박 후보 측 사이엔 이 문제로 거센 논란이 일었다.

홍씨는 이 후보 주민등록초본 유출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인 방석현씨는 수자원공사의 대운하 보고서를 유출한 김현중씨에게 "보고서를 한번 구해 봤으면 좋겠다"고 부탁한 사실이 김씨 구속영장에 적시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 후보 측은 두 사람이 '마포팀'이라 불리는 박 후보 비선 조직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박형준 대변인은 "박 후보 캠프 사무실인 엔빅스 빌딩이 홍씨 처남 소유의 건물이고, 박 후보 캠프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홍씨를 막후 실력자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 교수도 2~3년 전부터 국회의원들을 만나 박 후보 지지를 설득했고, 지근거리에서 박 후보를 보좌해온 자문교수 그룹의 대표자"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 측은 상반된 주장을 했다.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방 교수는 임명장(캠프 정책자문위)을 받긴 했지만 전국에 1000여 개인 서포터스 그룹과 캠프의 중간쯤에 있는 직능본부 산하의 사람이며, 홍씨는 서포터스 그룹 중에 후보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서포터스 그룹의 멤버"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캠프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홍 위원장은 '마포팀'에 대해서도 "중요한 팀이면 내가 가봤을 텐데 내가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내부 조사 결과 캠프 내엔 불법에 연루되거나 불법적인 일을 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주장도 했다.

홍 위원장은 "박 후보가 '어둠 속에 숨겨진 비리를 들춰내 보이기 위해서라고 해도 결단코 촛불을 훔치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 내가 여러분에게 요구하는 것은 법률 이상의 높은 도덕성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 측은 이를 정면 반박했다. 주민등록초본 유출 등이 문제가 되니까 비판을 피하려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보다 은폐.축소하려는 게 도덕적으로 더 문제가 된다"며 "차라리 깨끗하게 사과하는 게 그나마 도덕성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장광근 대변인은 "무슨 다단계 회사도 아니고 '서포터스 그룹' 운운하며 막후 실세인 홍.방 두 사람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모습은 궁핍하기 짝이 없다"고 했고, 진수희 대변인도 "주민등록초본 부정 발급과 대운하 보고서 유출을 주도한 마포팀은 제3공화국의 정보부"라고 비판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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