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상가 매매 기지개

중앙일보

입력


110㎡형 기준 매매가 10억원대
수요 비해 매물 적어 거래는 부진

입주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트리지움 아파트와 주변 상가가 모처럼 기지개를 펴고 있다. 4년여에 걸친 재건축기간 동안 잔뜩 움츠려들었던 상가에 손님이 늘고, 아파트 시세도 지난 달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트리지움 매매 시세는 강보합=지난 연말부터 하락세를 탔던 트리지움 매매 시세는 올 4~5월 바닥을 친 다음 지난 달 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최근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새잠실공인의 홍광식 사장은 “지난 4~5월에 비해 110㎡(33평)형 기준 매매가는 최근 1억원 정도 올라 10억원 전후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입주가 임박하면서 급매물이 많이 소화돼 현재는 수요에 비해 매물이 부족한 편이라는 것. 그러나 실제 거래가 많은 편은 아니다. 9월 이후의 분양제도 변경 등을 이유로 시세를 관망하는 분위기가 많기 때문이다.
전세가는 연초 입주한 인근 레이크팰리스(4단지)와 비슷하게 출발하고 있다는 분석. 기준 시세는 3.3㎡(평)당 대개 1000만원선. 레이크보다 공급 자체가 1000여세대 많은데다 전세입주율도 레이크(40%선)보다 다소 높을 것(50%선)이란 점을 고려하면 낮은 시세만은 아니다. 143㎡(43평)형 이상은 움직임 이 별로 없는 편. 110㎡(33평)형,84㎡(25평)형 등 소형의 경우는 가을철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등의 전세 문의가 늘어 3.3㎡(평)당 1000만원 이하로는 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월세도 없진 않다. 오히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많다는 것. 신천부동산의 이용석 사장은 “전세가에 보증금을 빼고 남는 돈에 연 7%를 적용해 월세를 산출한다.”고 밝혔다.
◆상가들 모처럼 기지개 편다=마무리 공사에 여념이 없는 단지내 상가(지상 5층, 지하 3층)가 일반 분양에 나섰다. 1층의 3.3㎡(평)당 최고 분양가가 레이크 단지 상가 최고가를 넘어 서는 1억5000만원대로 알려지자 “너무 비싼 게 아니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지하철 출구가 단지 상가와 바로 연결되는 등 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단지 상가는 주변 상가의 2배 정도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트리지움 주변 상권이 잠실 재건축 1,2,3 단지를 아우르는 ‘신천 상권’으로 화려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신천역 주변 상권은 청소년 고객을 중심으로 ‘서울 5대 상권’으로 꼽혀 왔다. 이번 입주를 계기로 청소년 고객 위주의 저단가 점포들이 상당수 30~40대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웰빙 점포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리지움 맞은 편 도로변 3층 안팎의 상가들도 차제에 재건축 움직임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3종 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나 일반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원하고 있다. 층수를 높이고 리모델링을 해서 중산층에 걸맞는 가족단위의 레스토랑이나 대형 식당, 특화된 전문학원, 금융기관 등을 유치하면 기왕의 신천 상권이 갖는 ‘후진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다.
트리지움 맞은 편의 먹자골목(점포수 2000여개)과 새마을시장(점포수 1000여개)도 그 자체로 엄청난 시장이다. 재개발 4년여 기간동안 죽을 쑨 이들 시장엔 최근 생기가 감돌고 있다.
떠났던 손님들이 되돌아 오고 수입이 좋은 고객들이 찾아 올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새마을시장 상인 S모씨(46)는 “최근 매출이 20~30% 정도 늘어 트리지움 입주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지금이지만 삼전로 일대의 학원가 조성이 더 진행되고 내년에 재건축 1,2단지가 마저 입주하고 나면 신천역 일대 상가는 더욱 번창할 것”이라며 웃었다.

프리미엄 성태원 기자 seongtw@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