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주말 경춘선 열차 타기 싫은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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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강원도 춘천시에 살고 있지만 직장이 서울에 있어 경춘선 열차를 자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기차를 이용하다 보면 특히 주말에 MT를 떠나는 대학생들 때문에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워낙 자주 접하는 풍경이라 참으려고 해도 학생들의 고성방가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수준이다. 철도청에서도 이런 경춘선의 특성을 아는지라 공공장소에서의 질서유지를 호소하는 열차 내 안내방송을 하지만 학생들은 막무가내다. 참다 못한 승객이 나서서 학생들에게 좀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지만 학생들은 잠시 동안만 잠자코 있을 뿐이다. 아예 이런 부탁을 해도 무시해버리는 학생도 많다.

물론 단체로 떠나는 여행에 들뜬 젊은이들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공장소에서 정숙을 지키는 것은 다른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다. 이런 배려조차 하지 않으면서 기성세대가 무조건 자신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런 젊은이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리 없다.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공동체 의식을 대학생들이 기르길 바란다.

전성규.강원도 춘천시 석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