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세계바둑오픈' 실패로 끝난 조치훈의 新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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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제8회 세계바둑오픈 준결승 제1국
[제3보 (24~37)]
白.趙治勳 9단 黑.胡耀宇 7단

국후 조치훈9단과의 일문일답.

-신수(백△)는 미리 구상한 것인가.

(趙9단) "아니다. 대국 때 즉흥적으로 나왔다."

-중요한 시합에서 검증되지 않은 신수를 쓸 수 있는가.

(趙9단) "신수의 결과는 실패다. 다시 쓰지 않을 생각이다."

백△의 신수는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24로 밀고 나올 때 후야오위의 25가 좋은 수. 이 수를 '참고도' 흑1로 나가는 것은 백2, 4의 타이밍을 허용해 자충수로 둔갑하게 된다. 백6으로 넘어간 뒤 흑이 A로 따내면 백은 B로 머리를 두드리게 된다. B를 당하는 순간 흑진은 와르르 무너진다.

실전은 27로 따낸 뒤 백28의 수비가 불가피했다. 29자리를 젖히고 싶지만 흑이 먼저 28자리를 젖히게 되면 백은 전체의 사활이 급해져 수습 불능의 상태로 빠져든다.

趙9단은 그리하여 28, 30, 32로 안정을 서둘렀다. 그런 와중에 흑진은 29, 31로 크게 강화됐다. 백의 실리는 몇푼 안되는 데 비해 흑의 세력은 전국을 압도한다. 趙9단이 실패를 자인한 까닭이다.

그러나 바로 이 대목에서 후야오위가 뜻밖의 강수 33을 들고나왔다. 33은 C가 온건했다. 그렇게 좁혀도 폭파전문가 조치훈은 상변을 파고들었을 것이다. 하물며 33으로 넓혔으니 이 수는 그러잖아도 쳐들어갈 작정인 趙9단에게 문을 활짝 열어준 것과 마찬가지였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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