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주석 취임 않고 권력행사”70%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일경,가능성별 세가지 시나리오 특집/“가까운 장래 주석자리에”25%/“끝내 권력이양 못받을 것”5%
일본은 북한의 권력행방과 앞으로의 정책운영에 깊은 관심을 쏟고있다. 여기저기에서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15일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은 세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작성,북한의 권력행방에 관한 특집을 실었다.
이 신문은 ①김정일이 주석자리를 물려받지 않고 실질적으로 권력을 이양받아 행사 ②김정일이 가까운 장래 국가 주석에 취임 ③김정일에게 권력이양 되지 않는다는 세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그 결과 ①이 70%,②가 25%,③이 5%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시나리오 ①:지난해 12월 북한의 요인들이 잇따라 북경을 방문,현지에서 한국의 재계인사들과 접촉을 기도했다. 북경을 방문한 북한요인은 김달현부총리,김정일의 처남 장성택노동당 중앙위원 등으로 모두 김정일의 측근중 측근이었다. 최근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인맥이 대내외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인사에서는 테크너크랫인 강성산이 총리로 재기용되고 김달현부총리·김용순노동당비서가 정치국원 후보로 승격했다.
김정일은 60년대 후반부터 서서히 권력을 잡기 시작,현재 실질적으로 권력을 손에 넣었으며 90년 들어선 군까지 손에 넣었다. 동경의 북한 관측통들은 김정일이 현재 95% 정도 권력을 장악한 것으로 보고있다. 따라서 김정일이 언제 국가주석과 당 총비서에 취임하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한국에는 아직 김정일이 군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이같은 현실로 미뤄 김정일이 주석취임 등 정상적인 자리교체 보다는 현재의 지위에서 권력을 이양받아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이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은 70%.
시나리오 ②:북한은 이달 중순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사노청) 제8차대회를 연다. 이 단체는 노동당의 최대 외곽단체로 김정일의 직계조직이다. 이번 대회는 지난 81년 이후 12년만에 열리는 것이다. 이 대회에서 김정일에 대해 충성을 서약하는 결의가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노동신문은 지난달말 「김정일동지는 인민을 위해 인덕의 정치를 실시하고 있다」는 내용의 사설을 싣는 등 김정일에 대한 찬양캠페인을 시작했다.
김정일이 다음달중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설도 있다. 김정일으로부터 김정일에게로의 정권이양이 최종국면을 맞고있다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한편 김일성 중병설도 있다. 그후 중앙통신이 이를 부인했으나 김일성이 80세 고령이라는 점으로 미뤄 생전에 자리를 물려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은 25%.
시나리오 ③:지난 1월초 김정일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주불가리아 대사가 경질됐다는 소식이 흘러나와 한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김정일이 김평일을 경원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김평일은 당과 정부요직에는 앉지 못하고 있다. 이들 형제의 권력을 둘러싼 알력설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평일이 김정일을 밀어낸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단 김정일이 권력을 유지해가는 과정에서 김평일의 존재가 미묘한 요소가 될 것은 틀림없다. 권력을 둘러싼 알력이 표면화 된다면 김정일에 대한 권력이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의 실현가능성은 5%.<동경=이석구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