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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28) 서울 도봉을 한나라당 김기성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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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예산이 14조7천억입니다. 예산 심의·배정 등 2대에 걸쳐 서울시의회에서 쌓은 경험과 나름대로 터득한 의정활동의 노하우를 국가 경영에 활용해 보고 싶습니다. 우리 국회도 지방의회에서 훈련 받은 인력의 진입이 더 활발해 져야 합니다.”

98년부터 서울시의원을 지낸 김기성(55) 서울시의회 문화교육위원장은 그동안 의정활동을 통해 쌓은 지식과 실력을 중앙 정치무대에서 발휘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도봉을에서 출사표를 던진 김 위원장은 “5,6대 서울시 의원을 지내는 동안 문화·교육 등 주요 시정(市政)부터 실업자 대책 같은 민생 현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문화교육위원장을 맡아 세종문화회관을 열린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서울시립대를 시민들에게 개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도 이제 자기 전문 분야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구의 현안으로 그는 강남지역과의 불균형 문제를 지적했다.

“도봉구는 재정자립도가 34.8%로 강남구·서초구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지역간 불균형은 사회통합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집안에 아들이 둘 있는데 부모가 한 아들만 예뻐 하고 다른 아들은 차별 대우하면 나중에 차별 당한 아들이 차별과 무관한 부모의 행동에 대해서도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죠.”

정치개혁의 최대 과제로 불법 정치자금 근절을 꼽은 그는 “정치자금이 투명해 져야 한다는 뜻에서 내년 총선에서 선거자금의 모든 내역을 밝히겠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정치인은 후원금을 공개하고 서민들도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적은 액수라도 후원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스로 교육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김기성 서울시의회 문화교육위원장은 “통일 시대의 주역인 남북한의 어린이·청소년 등 남북의 젊은 세대의 교류를 확대하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통일은 2,30년 뒤 닥칠 수도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올 수도 있습니다. 그 전에 젊은 세대들이 서로 만나 대화와 의견 교환을 통해 한민족임을 체험하도록 해야 합니다.”사진은 지난 4월 9일 남북한 교육교류차 북한을 방문했을 때 평양 제4소학교 어린이들과 포즈를 취한 김기성씨.

“지금 우리 정치는 격변기를 겪고 있습니다. 정치판에 격랑이 일고 있어요. 지금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은 고통으로 점철돼 있습니다. 기성 정치권이 이 고비를 넘을까 말까 망설이는 동안 서로 상처 입고, 국가 경쟁력은 추락하고 있어요. 서민 경제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 됩니다. 정치권의 변화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유권자들이 이미 변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옳은 선택을 했는데, 정치권이 이를 이끌어야지 뒤쫓아가서야 되겠습니까? 정치권은 17대 총선을 통해 새 정치를 향한 우리 국민들의 갈증을 기필코 풀어 줘야 합니다.”

김씨는 정치개혁의 연장선상에서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 정부도 구태의연한 정치를 답습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볼모로 삼는가 하면 마음 약한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어요. 극단적인 정치로 정권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정치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대외 신인도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개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경제의 수레바퀴는 굴러가야죠. 야당과 언론 탓만 할 게 아니라 대통령 스스로 정쟁에서 벗어나 경제와 민생을 챙겨야죠.”

정치 경력 5년 여의 ‘정치 신인’인 그에게 등원 후 정치개혁 입법이 소속당의 당론투표 결정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한나라당의 일원이기 이전에 국민의 대표자입니다. 국민을 대신해 법을 만들고 국정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하는 헌법기관입니다. 소신에 어긋날 땐 당연히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죠. 물론 그 전에 동료 의원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끌어내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이런 노력을 소홀히 해선 안 되죠.”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오고 같은 대학 정책대학원에서 감사행정을 전공한 김씨는 우이종합건설 대표도 맡고 있다. 그는 “어음 거래를 안 해 거래선들의 신뢰가 두터운 편”이라고 자랑했다.

“지방 정치부터 착실히 수업을 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시의원으로서, 또 한 기업의 CEO로서 쌓은 행정과 경영의 경험을 살려 미래지향적인 정치를 한 번 해 보고 싶습니다.”

이필재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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