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값, 또 사상 최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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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포주공아파트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 1단지 49㎡형(15평형)이 10억원을 돌파할까.

4월 말 이후 계단식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개포 주공 1단지 49㎡형의 가격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단지 49㎡형(1795가구)은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개포 주공 단지 내에서도 시세 흐름을 주도하는 대표 아파트다.

4월 말 이후 계단식 상승…지난해 가을 시세 회복

5일 개포1동사무소에 따르면 1단지 49㎡형이 4일 9억5000만원에 실거래신고됐다. 올 최저가였던 8억2000만원(4월말)에 비해 15%나 뛴 가격이며 올해 신고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그러나 이 가격이 올 최고가는 아니다. 4일 신고된 아파트는 6월 19일 계약된 것이다. 동사무소 관계자는 “보통 계약 후 10일 전후에 실거래 신고가 접수된다”고 말했다. 계약은 됐으나 아직 신고를 안 한 아파트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개포부동산(02-2057-1472) 채은희 사장은 “6월 말에 9억8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9억8000만원은 1단지 49㎡형 역대 거래가 중 최고치다. 이전 최고치는 지난해 11월의 9억7000만원이다.

최고치 경신의 가장 큰 배경은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다. 정권이 바뀌면 용적률 상향 등의 조치가 내려져 개포 주공 재건축 추진이 가시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매수세를 부추긴 것이다.

4월 말과 5월 초에 넉 달가량 쌓였던 급매물이 한꺼번에 소진된 것도 대기 매수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바닥’에 사려고 매수시점을 늦춰온 대기매수세들이 막상 ‘급매물 사냥’에 실패하자 오른 호가에 추격매수에 나섰다는 것이다.

거래될 때마다 1000만원, 2000만원씩 거래가가 높아졌고 이런 매매가 계속되자 결과적으로 2달 동안 8억2000만원에서 9억8000만원으로 수직 상승한 셈이 됐다.

미래공인(02-572-2111) 정준수 사장은 “급매물이 사라진 후 호가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자 갑자기 수요자는 더 몰려들고 집주인들은 오히려 매물을 회수하는 상황이 벌어졌었다”고 설명했다.

오름세 지속 여부는 불투명

일부에서는 9억8000만원을 넘어 10억원대 돌파도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정공인(02-574-6060) 김상열 사장은 “강남을 대체하기에는 너무 거리가 먼 동탄2지구가 신도시로 발표된 후 개포 주공의 희소가치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10억원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많다. 일단 최고점에 대한 부담감으로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다.

또 지난달 법원이 과천 주공 3단지에 대해 재건축시 의무적으로 지어야하는 소형아파트를 기존의 작은 면적 아파트 소유주에게 우선 배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판결한 것도 돌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큰 면적의 아파트 소유자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온 영향으로 개포 주공 3ㆍ4단지 내 가장 큰 면적의 아파트인 49㎡형(15평형)이 최근 급매물로 나오고 있다.

개포 주공 1단지에서도 단지 내 가장 큰 면적인 59㎡(17평형)이 약세로 돌아섰고 단지 내에서 둘째로 큰 49㎡형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개포부동산 채사장은 “과천 주공 재건축 판결 이후 우려감이 확산돼 1단지 49㎡형도 조정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라인공인(02-573-3003) 양성건 사장은 “지금 나와 있는 1단지 49㎡형의 매도호가는 9억7000만원”이라고 알려줬다. 그는 “매수세가 다시 위축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큰 가격변동이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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