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사치」통념 깨려 더 검소"|김희애씨(탤런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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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연예인들이 돈을 벌고 쓰는 방식은 일반인들과 좀 다른 점이 있다.「인기=돈」의 등식이 성립하는 연예인들에게 있어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쓰는 돈은 소비라기 보다 투자에 가깝다.
예컨대 미용·건강관리·의상 및 승마·스키·골프 등 고급스포츠 교습처럼 일반인들에 가장 비생산적인 분야의 소비지출도 연예인들에게는 기본적인 투자일 때가 많다.
한 유명 여자 TV탤런트는 체질적으로 운동을 싫어하지만 드라마 촬영 때 승마 장면에서 혼이 난 이후로는 마지못해 승마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털어놓는다. 극중에서 요구하는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MBC-TV드라마『아들과 딸』에서 후남이 역을 맡아 인기절정인 김희애는 그 중에서도 소문난 야누스다.
그녀는 한마디로 인기유지를 위한 자기 관리에는「큰손」처럼 돈을 쓰지만 개인적인 용돈을 쓰는데는 구두쇠다.
그녀가 의상·미용·헬스클럽·각종 교습비·대형 승용차 유지비 등으로 한 달에 쓰는 돈은 2백만원 정도.
현재 영화 한편 출연료가 1억원에 이르는 그녀의 인기는 이 같은 평소의 투자가 큰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녀의 용돈은 부유한 집안의 대학생 수준에도 못 미치는 30만원 미만에 불과하다. 1년에 수억원씩 버는 스타의 용돈치고는 생각보다 적은 액수다.
바쁜 스케줄 때문에 가끔씩 영화보고 피자 사먹는 것 외에 별로 돈 쓸 일이 없는 탓도 있겠지만 그녀는『연예인은 씀씀이가 헤프다는 통념을 바꿔 놓고싶은 희망 때문에 의식적으로 구두쇠가 되려 애쓰고있다』고 한다.
이렇게 아끼고 투자해서 모은 돈을 그녀는 앞으로 어떻게 쓸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데는 큰돈이 필요할 것 같지 않아 돈이 모이면 문화사업 같은 것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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