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군단 올해는 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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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베로비치(플로리다주)=권오중 특파원】『상위권 진출에 이상 없습니다.』
지난달 28일 이곳 베로비치에 전지훈련캠프를 차린 삼성라이온즈의 우용득 감독은 올 시즌에는 철저한 미국식 야구를 구사, 기필코 상위권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우감독은 지난해까지 불투명했던 주전선수를 일찌감치 확정, 선수들이 강한 책임감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빙그레·롯데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로 평가되던 투수진도 선발·중간·마무리 등으로 확실한 역할분담을 시켜 각 선수가 자신의 임무에 대비토록 할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올 시즌에이스인 김상엽을 마무리 전담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또 6·7회쯤 선발투수의 바통을 이어 1∼2회 동안 경기를 이끌어 갈 미들맨(셋업)에는 빙그레에서 온 한희민을 주축으로 3년생 이상훈·이상목·오봉옥을 지정해 놓고 있다.
선발투수로는 성준 이태일 유명선 김인철 김태한 등 5명의 투수를 4∼5일 간격으로 등판시킬 예정이다.
우용득 감독이 일찌감치 투수들의 역할분담을 서두르는 이유는 지난해 삼성이 마무리나 미들(중간계투) 요원부재로 역전패를 당한 경기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따라서 우감독도 타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허약한 투수진으로 승리를 따내려면 강력한 마무리투수가 시급하다고 판단, 에이스인 김상엽을 8, 9회 두이닝만 던지는 마무리투수로 변모시킨 것이다.
한편 다저스의 데이브월리스 투수코치도『김상엽이나 이태일이 마무리투수로 최적』이라고 지적, 우감독의 생각에 찬성을 표했다.
월리스 코치는『삼성이 8개 구단 중 4∼5위 정도의 투수력으로 상위권 진출을 노리려면 중간계투나 마무리투수가 강력해야 한다』면서『이번 전지훈련의 중점목표도 이들을 선별, 강력한 투수로 만드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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