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90년대 내 땅이라 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 캠프의 서청원 상임고문이 3일 이명박 후보가 형과 처남 명의로 돼 있다 1995년 포철에 판 도곡동 땅을 자기 땅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철 회장을 지낸 김만제 전 의원은 "사실이 와전됐다"고 부인해 논란이 예상된다. 서 고문은 인천.청주 당원간담회에서 "이 후보의 형과 처남이 도곡동에 1311평의 좋은 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후보가) 국회의원 때인 1993~94년 포철 회장(김만제 당시 회장)을 세 번이나 찾아가 '이 땅이 내 땅인데 사주십시오'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회장은) 이 후보가 자기 땅이라고 얘기한 뒤 계약서를 보니 (명의가) 형님과 처남이라고 해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며 "지도자가 될 사람은 하자가 있고 흠이 있더라도 솔직히 고백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고문은 이어 "(지난달 6일) 전 포철 회장, 전.현직 국회의원들과 운동(골프)을 하면서 (김 전 회장이) 서너 차례 이같이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며 "이 후보가 대답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캠프는 연일 불거지고 있는 이 후보 측의 부동산 의혹에 대한 공세를 계속했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 재직 시 벌어졌던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 특히 서초동 본인 소유 건물의 고도제한을 완화한 것과 천호동 뉴타운 개발 예정지 건너편에서 처남과 큰형이 벌였던 대형 주상복합단지 건설 분양 폭리 등 2건에 대해 소명을 하는 게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만제 전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런 말을 한 일이 없다. 시장에 땅이 나와 산 것이라고 했는데 와전됐다"며 발언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함께 운동을 했던 황병태 전 의원은 "이 전 시장의 땅인 줄 알고 사줬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