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시술소 등친 폭력배(촛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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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참기 힘들었지만 우리도 함께 처벌받는데다 보복이 두려워 신고할 수도 없고… 정말 인간 거머리들이었어요.』
11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 형사계. 서울 송파동 모안마시술소 사장 맹민 오길홍씨(24·가명)는 나기천씨(26) 등 폭력배 7명에게 당한 지난 3개월이 『악몽같았다』며 치를 떨었다.
오씨의 안마시술소에 나씨 등이 찾아든 것은 지난해 10월18일.
처음에는 『사업차 며칠 있겠다. 서비스를 잘 하면 나갈때 큰 돈을 주겠다』고 말해 오씨는 이들을 안심하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열흘이 지나도 아무 얘기가 없어 숙박비를 요구하자 이들은 본색을 드러냈다.
온몸에 새겨진 문신을 보여주며 『까불면 심야 퇴폐영업한 걸 신고하겠다』『우리가 누군줄 알고 돈을 받으려고 하느냐,죽고 싶냐』며 협박으로 나왔다.
숙박비를 요구할 때마다 여종업원에게 욕설을 퍼붓고 알몸으로 노래까지 불러가며 복도·목욕탕안에서 뛰어 다녀 손님들을 내쫓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식대나 세탁비까지 오씨에게 부담시키고 지난해 10월2일 서울 송파동 황제예식장 앞길에서 발생한 강남 P나이트클럽 지배인 공재환씨 피살사건의 범인으로 수배를 받아오던 이진선씨(28) 등 경찰에 쫓기는 수배자들까지 데리고와 은닉처로 삼았다.
『지난해 11월초,여종업원을 강제로 끌고 들어가 함께 자고 나서 자신들의 지갑속에 든 3백만원이 없어졌다고 난리를 치더군요.』
『변제하지 않으면 당장 장사를 못하게 하겠다』는 위협에 할 수 없이 모두 물어줘야 했다고 오씨는 말했다.
참다못한 오씨의 신고로 이들은 9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 결과 나씨 등은 송파동일대 안마시술소를 돌며 갈취행각을 계속해온 「상습범」으로 드러났다.
2년여동안 계속된 검·경의 「범죄와의 전쟁」에도 불구,아직도 이런 파렴치한 폭력배가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강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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