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뤄진 '신격호의 꿈'… 112층 제2 롯데월드 허가 보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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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초고층의 제2롯데월드를 지으려는 신격호(85) 롯데그룹 회장의 소망이 또 미뤄졌다.

국무총리 소속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대회의실에서 올해 제1차 조정회의를 열고 제2 롯데월드 건립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권혁인 행자부 지방행정본부장은 "비행 안전문제에 대한 보다 심층적 검토가 필요한 만큼 다음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권 본부장은 "잠실에 신축 예정인 112층(555m)짜리 고층 건물이 서울공항 이착륙 항공기의 비행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장, 국가 안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오후 2시 시작된 회의는 2시간쯤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니 실제로는 4시간40분간 진행됐다. 서울시와 국방부가 첨예하게 맞섰기 때문이다. 한 참석자는 "오늘은 어떻게든 결론을 내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직접 이해 당사자인 서울시와 국방부의 논리가 끝까지 평행선을 긋는 바람에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도 "이번 결정 유보가 신축 불허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어느 한쪽으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른 참석자는 "제2 롯데월드 건립이 허용되면 최근 진정세를 보이는 부동산 시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회의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2차 조정회의를 열기에 앞서 국무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실무위원회를 소집, 사전 의견조율을 시도할 계획이다. 다음 회의는 일러야 9월 이후에나 열릴 전망이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2006년 2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제2 롯데월드 사업계획을 통과시키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5월 공군은 "서울공항에서 이착륙하는 비행기 안전이 우려된다"며 국무조정실에 행정협의 조정신청을 냈다.

공군은 "건물을 짓더라도 높이는 203m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신축 예정 건물이 군용 항공기지법상 비행안전구역 밖에 위치하기 때문에 법률상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참석자는 "양측 입장이 워낙 팽팽히 맞서 합의를 이루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준봉.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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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호텔롯데 대표이사회장
[現] 롯데쇼핑 대표이사회장

1922년

[現] 행정자치부 지방행정본부 본부장

195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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