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올림픽 구기 첫 2연패"찬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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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여자 핸드볼>
「붉은 마녀」 들이 세계를 두번이나 진동시켰다.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8월8일 낮 정형균 감독을 앞세운 16명의 낭자군은 상호르디 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핸드볼 결승전에서 노르웨이를 28-21로 꺾어 한국 구기사상 최초로 올림픽 2연패의 화려한 금자탑을 쌓았다.
한국은 팽팽하리라던 당초 예상을 뒤엎고 평균 신장이 7cm 큰 노르웨이의 장신 숲을 헤집고 초반부터 줄곧 리드하며 전방을 16-8로 끝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러나 독일과의 준결승전이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정분간 줄곧 리드, 3분을 남기고는 26-24로 두골을 앞서 승리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체력이 급격치 저하, 1분 후 독일의 장신 골게터 슈미터에게 중거리 슛을 허용해 한골차로 추격 당했다.
54초를 남기고 공격권을 잡은 한국은 오성옥(한체대)의 슛이 골대를 빗나가 가슴을 졸였으나 종료 17존 전 독일의 크루거가 날린 슛이 포스트를 맞고 나와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한편 한국의 정형균 감독은 오스트리아와의 2차 전 전반전 도중 심판 판정에 어필하다 퇴장 당해 우세한 경기 내용에도 불구하고 무승부를 기록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정 감독은『벤치를 대신 지킨 김갑수 코치가 스페인과의 다음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준 덕분에 무난히 4강에 진출했다』며『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진땀이 흐른다』고 회고한다.
핸드볼인들은 올림픽 2연패 업적이 황영조의 마라톤 금메달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뿐만 아니라 연금문제로 어느 경기단체보다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16명의 선수 중 12명에게 금장 연금이 지급되는데 11명은 확정지었으나 문향자(광주시청) 차재경(초당약품·이상 GK)중 한명을 결정하지 못해 올림픽이 끝난지 4개월이 된 지금까지 두명은 한푼의 연금도 방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거기에다 전용체육관 하나 없어 대회 때마다 지방을 전전하며 체육관 구걸을 하는 형편으로 여느 협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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