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없고 소음없는' 노트북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는 노트북 PC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낸드플래시를 채용한 64기가바이트(GB) 용량의 1.8인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고 25일 밝혔다. 이 제품은 1.8인치 SSD 중에서 용량이 가장 크다. 또 업계 최초로 머리카락 굵기의 2500분의 1 수준인 51나노 공정에서 생산된 8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 칩을 사용했다. 64GB SSD에는 이 칩 64개가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올 3월 대만 모바일 포럼에서 이 제품을 선보였다.

SSD는 10인치 이하의 슬림형 노트북과 울트라모바일PC(UMPC)에 가장 적합한 저장장치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16·32Gb 제품을 자사의 UMPC인 ‘Q1’에 장착하고 있다. 디지털 캠코더, 차량용 내비게이션, PDA, 프린터 제조업체들도 4~32GB 용량의 삼성전자 SSD를 채용했다. 그러나 노트북용으로는 32GB 제품은 다소 용량이 부족해 지난해 2만 대의 SSD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번에 64GB 제품 양산에 들어가면서 삼성전자는 도시바를 비롯한 주요 노트북 제조업체들과 대량 공급계약을 맺었거나 조만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미주판매법인의 마케팅담당 임원인 짐 엘리엇은 “초소형 노트북과 UMPC 제조업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SSD 시장은 수량 기준으로 매년 세배 가까이 늘어 2010년에는 9000만 대가 팔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예상대로라면 연 70억 달러에 달하는 새로운 플래시메모리 시장이 생기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2.5, 3.5인치 HDD를 대체하는 제품을 비롯해 초소형 모바일 제품용으로 점차 수요가 늘고 있는 1.0인치 SSD도 출시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40나노 공정 플래시메모리를 채용한 128GB 제품도 선보인다. 다만 HDD의 10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이 약점이다. 현재 1GB당 1만원 선인 플래시 가격을 감안할 때 64GB SSD는 60만원이 넘을 전망이다.

이에 비해 같은 용량의 노트북용 HDD는 6만원 이하에 팔리고 있다. 실제로 32GB SSD를 채용한 노트북은 160GB HDD를 갖춘 동급 제품보다 20만원 이상 비싸다. 그러나 플래시메모리 가격이 해마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어 가격 차이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4GB SSD는 올 하반기에 주로 150만원 이상의 고급 노트북이나 100만원이 넘는 UMPC에 장착될 것”이라며 “SSD 값이 10만원대로 내려가는 2009년께면 100GB SSD와 500GB HDD를 장착한 제품이 비슷한 가격에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창우 기자

◆SSD=전력 공급이 끊겨도 기록한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한 저장장치. HDD를 사용할 때보다 부팅 속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 만큼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량도 3분의 1에 불과하다. 또 기록판이 초당 3000회 이상 고속으로 회전하는 HDD와는 달리 물리적인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