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회계부정 사건 伊 파마라트 창업주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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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유럽 최대의 회계부정 스캔들에 휩싸인 이탈리아 식품업체 파마라트(Parmalat)의 창업주 칼리스토 탄지가 회계부정 주도 및 사기 혐의로 이탈리아 검찰에 27일 밤(현지시간) 구속됐다.

검찰은 창립자 탄지를 포함, 20명의 파마라트 경영진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탄지가 회계장부를 조작한 혐의를 추가로 밝혀냈다.

직원 중 일부는 사법당국의 수사가 시작되자 관련 서류를 파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마라트의 회계부정은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탄지는 이달 초 파마라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 회계부정 스캔들은 지난 19일 파마라트의 자회사가 39억5천만유로의 자금을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계정에 보유하고 있다는 회계기록이 허위로 확인되면서 촉발됐다.

이탈리아 검찰은 파마라트의 회계부정 규모가 이보다 훨씬 많은 7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 법원은 27일 파마라트가 지급불능(insolvent) 상태에 들어갔다고 공식 결정했다.

파마라트는 이에 따라 채무를 동결받아 향후 6개월 동안 경영정상화를 모색할 시간을 갖게 됐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9일 파마라트 스캔들은 이탈리아의 기업지배구조와 회계기준에 문제점이 많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기업뿐 아니라 이를 관리.감독하는 회계법인.은행.관련 당국 등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혔다고 전했다.

지난 61년 설립된 파마라트는 이탈리아 북부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29개국에서 3만6천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연간매출은 75억유로에 이른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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