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대선개표 컴퓨터 집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자원봉사자들 3백8곳 개표소서 PC로 입력/TV방송보다 빠르게… 부정의혹 해소도 한몫
「대학생 공명선거감시단」(단장 이은수·25·단국대4) 소속 이공계 대학생들로 구성된 「컴퓨터개표집계기획단」이 컴퓨터 통신망을 이용,제14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 자체 집계를 추진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학생들의 이같은 시도는 87년 대선의 「컴퓨터부정」 시비를 의식,주판으로 집계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만 보도하기로 한 방송 3사의 동시 방송에 따른 개표 부정 의혹을 없애고 자신들의 활동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가장 빠른 집계가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서울대 등 컴퓨터 관련학과 대학생들이 주축이 돼 지난달 16일부터 이를 준비해온 「컴퓨터개표집계기획단」은 15일 서울 북아현동 아현성당에 컴퓨터 집계 시스팀을 구축해놓고 이미 시운전을 끝냈다.
이들은 자원봉사회원들로부터 3백8대의 퍼스널 컴퓨터(PC)를 빌려놓았고 전국 3백8곳의 개표소에서 아현성당 중앙상황실로 개표결과를 전송하는 정치인 모뎀 설치 비용 등 1천5백만원의 운영비용을 유세장에서 모금했다. 아현성당에 마련된 컴퓨터 집계 중앙상황실에는 수신용 컴퓨터 7대·전화 60회선과 함께 방송3사의 텔리비전과 비교할 수 있도록 대형 액정 멀티비전을 갖추었다.
학생들은 개표소에 들어갈 수 있는 정당 투표참관인 자격을 따내기 위해 각 정당 지구당의 협조를 받아 6백여명이 정당원으로 등록,전국 3백8곳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모뎀이 장치된 퍼스널 컴퓨터에 개표상황을 입력하게 된다.
이들은 개표 집계와 전송을 위해 한국과학기술대 졸업생들로 구성된 「한국과학기술청년협의회」 회원들이 5백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해 ▲투표지역 ▲시간별 각 후보 득표수 ▲지역투표율 ▲유권자수 등을 입력,아현성당에 마련된 컴퓨터 단말기에 전송하게 된다.
학생들은 이와 함께 하이텔(한국PC통신)·피시­서브(데이콤) 등에 개표결과를 30분마다 내보내며 컴퓨터통신 가입자들에겐 「컴퓨터집계속보」라는 제목으로 전자우편·전자게시판(BBS) 등을 통해 집계상황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김동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