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도 철회하라" 시민단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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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5일간의 총파업 중 사흘은 철회하고, 이틀은 참여하고'….

현대차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24일 사업부.위원회 대표자 20여 명이 모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총파업 대책회의에서 이런 전술 변화를 택했다. 이들은 어정쩡한 결론을 내린 뒤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서둘러 울산공장 내 노조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노조는 회의 직후 '현대차노조는 한.미 FTA 투쟁을 사수하기 위해 전 조직이 28, 29일 집중적인 파업을 전개한다. 25~27일 부분파업은 힘의 분산 방지를 위해 전술상 불참하기로 했다'는 발표문을 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울산 지역 14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는 "27일 회원 2만여 명이 현대차 울산공장을 에워싸는 인간띠 잇기 행사를 열고 28~29일로 예정된 금속노조 총파업에도 불참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총파업 일부 철회까지=현대차노조 간부들은 24일 정오 파업대책회의에 들어갈 때까지도 "정비위원회의 '간부만 파업' 결정은 말도 안 된다. 철회시키겠다. 파업을 더 강하게 몰아가기 위한 방법 모색이 주된 안건이어서 1시간도 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에서 정비위원회 이상명 의장이 전 조합원의 파업이 아닌 간부파업 방침을 고수하자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다른 참석자들도 "정비위원회 쪽만 조합원의 뜻을 좇아가면 나머지는 조합원 여론을 무시하는 결과가 된다"고 우려하면서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회의 시작 3시간이 지난 3시20분쯤 회의를 마치고 나온 이상욱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생존권 투쟁의 승리를 위해 전술을 바꿨다. 25~27일 사업장별 부분파업 대신 28~29일 파업에 전 조직이 집중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분파업 철회 배경에 조합원이나 국민 여론이 반영된 것인가.

▶이상욱 위원장) "그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금속노조 규약을 어긴데 대해선.

▶다른 노조 간부) "파업이 끝난 뒤 논의할 것이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에게 질문) 현대차노조가 지역별 부분파업을 않기로 했는데.

▶정 위원장, 회의에는 불참) "유감이다. 그러나 금속노조 차원의 파업 일정 변화는 없다. "

◆시민단체 "부분 파업 철회만으로는 안 된다"=울산 지역 14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는 이날 "28~29일 총파업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26일 현대차 울산공장 3개 정문 앞에서 회원 5000여 명이 참석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며 파업 자제를 촉구하기로 했다.

울산=이기원.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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