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에 대선특수 실종/연말상가 “찬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백화점 매출신장 작년보다 못해/중저가 의류상가만 “반짝”
경기침체로 올해 매출이 부진,대선열기에 편승해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백화점·시중상가가 울상이다.
「정치분위기」로 시중에는 크리스마스 등 연말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데다 나빠진 주머니사정으로 소비자들도 중저가매장을 주로 찾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부진으로 올해 평균매출증가율이 15∼20%에 그친 백화점업계는 연말에는 대선특수와 6년만의 한파 등으로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대부분 매출목표를 작년 12월보다 30% 높게 잡았으나 오히려 매출이 떨어졌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하루평균 매출액 41억원에서 최근에는 39억원으로 떨어졌고,신세계백화점은 13억원으로 지난달과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 남대문·동대문시장과 용산전자상가 등 주요 재래시장도 연말상품판매가 부진,남대문시장에서 의류업을 하는 이재수씨는 『작년 연말에는 매출이 평소보다 50% 늘었으나 올해는 20% 증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트리 등 연말상품시장도 침체,카드제조업체인 바른손카드의 김문열 마키팅과장은 『작년까지는 연말연시 카드매출이 15% 늘었으나 올해는 작년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은방도 손님이 크게 줄어든데다 가격도 떨어져 종로금은방의 양종석사장은 『금 한돈쭝의 소매고시가격이 4만2천원이나 2천원 낮게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대선에 쏠려 있는데다 경기부진으로 할인제품이나 값싼 중저가상품을 구입하는 알뜰구매성향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도파·새로나 등 중저가백화점의 할인매장 등은 취업·졸업시즌을 맞아 중저가양복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롯데·신세계백화점 등도 중저가매장을 늘리고 있다. 또 연말연시선물도 양말선물세트 등 2만∼3만원대의 저가상품이 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