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연주범 시내버스·트럭/오염방지정부대책(서울하늘 이대로좋은가: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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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배출 기준강화”만으로 해결 어려워/“유황성분 함유기준 높이고 LNG 의무사용 대상 확대”/연료 대체작업도 계속해야
숨쉬기가 겁나는 서울­.
정부에서는 대기오염이 많이 개선됐다고 발표하고 시청앞 대기오염 전광판은 언제 보아도 「보통」으로 돼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서울시민은 그리 많지 않다. 조금만 빨리 걸어도 숨이 가빠오는 것 같고 퇴근후 까맣게 변해버린 와이셔츠깃을 보며 어떻게 정부발표를 믿으라는 것인지.
그러나 서울 대기오염의 주범격인 아황산가스·먼지가 지난 10여년간 나름대로의 대책을 통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국내 환경기준치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치나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기준치보다 훨씬 높게 책정돼 있지만 79년 정부가 아황산가스의 환경기준치를 정할때 서울의 연평균 오염도가 0.094PPM였던 것을 감안하면 0.05PPM이라는 기준치도 멀고 먼 목표였다. 지난해 서울의 아황산가스 오염도는 0.043PPM. 먼지는 83년 입방m당 1백50㎍으로 기준치를 정했을때 2백10㎍이었던 것이 역시 지난해 1백21㎍까지 떨어졌다. 10년이 넘게 걸려서야 겨우 기준치를 턱걸이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에 기준치를 달성한 만큼 내년부터 기준치를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조정해 더욱 강력한 오염방지대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아황산가스의 연평균 기준치는 미국과 같은 수준인 0.03PPM으로 강화하고 1시간 단위의 기준치를 신설,단기 기준도 강화키로 했다.
먼지 역시 현재는 땅에 떨어지는 먼지와 공기중에 떠돌아 다니는 먼지를 모두 대상으로 삼았으나 내년부터는 선진국들과 같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부유먼지만을 대상으로 기준을 강화하며 기준치도 입방m당 1백50㎍에서 80㎍으로 낮추기로 했다.
아황산가스는 대부분 산업·난방·수송 및 발전시설의 연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대기중 아황산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황성분이 적은 연료로 대체하는 작업이 대기오염을 줄이는 첩경. 서울지역의 경우 81년부터 벙커C유는 황함유 기준을 4.0%에서 1.6% 이하로,경유는 1.0%에서 0.4% 이하로 각각 강화한 연료를 의무적으로 모든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과 자동차에 공급했으며 내년부터는 기준을 더욱 강화해 벙커C유는 1.0% 이하,경유는 0.2%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또 난방연료에 의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서울지역은 88년에 보일러용량 2t 이상 대형빌딩(업무·영업·공공용)에 LNG 사용을 의무화 했으며 90년에는 전용면적이 평균 35평 이상되는 중앙난방식 아파트단지와 보일러용량 1t 이상 건물까지 확대한데 이어 91년에는 전용면적 30평 이상 아파트와 보일러용량 0.5t 이상 건물까지,올해부터는 25평 이상 아파트까지 LNG 사용 의무화 대상에 포함시켰다.
한편 지난해말 현재 전국의 자동차 4백25만대중 32%인 1백37만대가 몰려있어 매연으로 인한 체감오염도가 날로 늘어만 가는 서울은 승용차에 대한 무연휘발유 공급은 어느정도 효과를 봤으나 정작 매연의 주범으로 전체 자동차의 37%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시내버스·트럭 등 경유사용 자동차에 대해서는 배출가스 기준을 강화하는 것 외에는 여과장치가 아직 개발단계인데다 값도 비싸 시커먼 매연을 내뿜고 다니는 시내버스 등이 폐차되기까지는 획기적인 매연대책이 힘든 실정이다.
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도심에 있는 연탄공장 등 발생원 자체를 이전하는 것에서부터 철강공장·유리공장 등에 먼지방지 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각종 공사장에는 자동식 세륜·세차시설을 보급하는 등 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또 도로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줄이기 위해 진공청소자 사용을 점차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손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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