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농산물협상」거부 결정/하원,정부안승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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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EC외무·농업장관회의 소집요구/농민들,의사당 주변서 유혈시위
【파리=배명복특파원】 프랑스 정부와 국회는 25일 미·EC간 농산물 협상 타결안에 거부권을 행사키로 공식 결정했다.
미·EC간 농산물 협상타결에 항의하는 프랑스 농민들이 파리시내에서 대규모 유혈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프랑스 하원은 이날 타결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골자로 한 정부측 동의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피에르 베레고부아총리가 정부 신임을 걸고 제출한 이 동의안에서 프랑스 정부는 『EC집행위가 미국측과 합의한 농산물 협상 타결안은 프랑스 농업경제가 수용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내 EC외무장관과 농업장관이 참가하는 합동이사회 소집을 요구하고 『이 이사회에서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의 사활적이해에 반하는 모든 타협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 동의안에 집권사회당과 공산당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연합(RPR)·프랑스민주연맹(UDF)등 우파진영은 농산물 협상에 대한 정부의 실책을 이유로 표결에 불참했다.
이날 동의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하원의사당 주변에서는 약3천명의 성난 농민들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각지에서 모여든 이들 농민들은 미국기와 EC기를 불태우며 미국과의 농산물협상 타결에 거칠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과격시위를 막던 경찰 4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등 심각한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한편 EC집행위는 이날 브뤼셀에 있는 EC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지난 20일 미·EC간에 합의된 농산물 협상 타결안은 EC의 공동농업정책(CAP) 개혁안의 범위를 넘지 않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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