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쌀개방 “발등의 불”/한국­일본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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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피할 수 없는 파고 차분히 대비해야
일본은 미국과 유럽공동체(EC)가 UR의 최대걸림돌이 되고 있는 농업교섭에 합의함으로써 쌀시장 개방이 눈앞에 다가온 것으로 보고있다.
미국과 EC의 농업교섭 합의는 UR협상을 급속히 진전시키고 이는 일본에 쌀시장 개방의 결단을 강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에 관한한 예외가 아니다.
아르투르 둔켈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사무총장은 이달안으로 개최예정인 무역교섭위원회(TNC)에 미국과 EC의 합의사항을 상정,지금까지 미국과 EC간의 협상으로 끌어오던 농업문제를 GATT의 다자간 협상으로 갖고갈 생각이다.
이에 따라 농업 이외의 서비스·지적소유권 등의 분야협상도 탄력이 붙어 UR협상은 급속히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미 통산성과 외무성이 찬성으로 돌아선지 오래며 농수산성만 반대하고 있다. 농수산성도 농업담당부서로 체면치레상 반대할뿐 쌀시장 개방이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해오고 있다. 농민들도 부분개방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채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농촌에서는 각 지방 특유의 맛있는 쌀을 개발,쌀을 브랜드화 하고 있다. 쌀마다 고유 상품명을 붙여 차별화 함으로써 시장개방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는 정치가·관리·학자도 대부분 쌀시장 개방은 절대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자유무역 체제를 지지하는한 결국 어느날 갑자기 쌀시장은 개방되고 아무 준비도 못했던 농민들만 피해를 볼 것이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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