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재용기자의행복연금술] 장기투자 키워드는 고령화·인구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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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스트레스 학설 창시자인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 한스 셀리 교수가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인간이 맞닥뜨릴 수 있는 가장 큰 스트레스의 조건이 무엇이냐?" 그의 답은 뜻밖에도 "믿을 것이 없을때"였다.

대개 '불신(不信)'은'무지(無知)'에서 싹이 튼다. 모르니까 믿을 수 없게 되고,그것이 불안과 초조로 이어져 스트레스를 부르는 것이다. 재테크 역시 마찬가지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당장 내일,혹은 5년.10년 뒤 좀 더 먼 미래를 자신하지 못하면 어떤 곳에 투자를 해도 늘 불안하기 마련이다.

이런 상태로는 장기 투자는 꿈도 못꾼다. 반대로 앞으로 몇년 뒤 세상이 어떤 식으로 바뀔지,재테크의 큰 흐름은 어느 쪽으로 물꼬를 돌릴지 어렴풋이나마 감을 잡고 대비할 수만 있다면? 당연히 일찌감치 큰 흐름을 간파한 이들이 훨씬 유리할 게 틀림 없다. 웬만한 충격엔 끄떡도 않는 뚝심도 생긴다. 그래서인지 요즘 재테크를 미래학과 접목시키는 작업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우선 주식시장 전망은 '대체로 맑음'이다.'2010년 재테크 트렌드'의 공동저자인 오성진 현대증권 포트폴리오 팀장은 '주식 권하는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다고 말한다. 2004년부터 몰아친 증시 활황이 확 타오르고 금새 꺼져버리는 일회성 흐름이 아니라는 것이다.그런 만큼 저축에서 주식 직간접 투자에 힘쓸 것을 강조한다. 그 이유로 오 팀장은 "과거와 달리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주주 중시 문화가 정착된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주식형펀드 시장도 2010년 쯤엔 100조원 시장으로 덩치가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그럼 부동산 시장은 어떨까. '10년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 성공법칙'을 쓴 부동산 전문가 박원갑씨의 부동산 투자 기상도는 이렇다.

"우선 고령화 사회에서도 도심 아파트의 인기는 여전할 것이다. 40대 인구층의 꾸준한 중대형 수요로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인기는 10년쯤 지속될 것이다. 반대로 전원 주택이나 팬션,교외의 타운하우스는 '틈새 상품'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환금성이나 수익성,안전성 등 3박자를 갖춘 아파트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일단 인구가 줄기 시작하면서 2010년부터 수도권 일부 지역의 저가 아파트들은 고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상가를 사도 평지에 있는 1층을 노려야 한다. 고령화 시대엔 나이든 사람도 쉽게 드나들 수 있는 평지 1층 상가가 블루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시골 땅은 사지 말라고 조언한다. 인구가 늘어야 개발 압력도 커지고 그래야 땅 값도 오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재테크의 미래에선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떼낼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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