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돌린 돈 천억 넘을듯/자살지점장/상은,8백56억 횡령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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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7백억 행방묘연… 검찰 곧 수사
자살한 상업은행 이희도명동지점장이 빼돌린 금액은 총 8백56억원으로 드러났다. 이는 ▲롯데쇼핑 발행 보증어음 1백50억원 ▲입금없이 발행해 판 양도성예금증서(CD) 1백억원 ▲인천투자금융·롯데건설에 팔기로 하고 돈을 받은 뒤 수기통장만을 건네주고 빼돌려 유통시킨 CD 6백억원 ▲고객이 맡긴 예금에서 빼낸 현금 6억원 등이다.<관계기사 6,7,22,23면>
김추규상업은행장은 18일 오후 지난 16일부터의 자체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지점장이 CD를 파는 과정에서 이같은 금액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은행감독원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상업은행 명동지점에 대한 특별검사에 들어갔으며,상업은행이 공개수사를 의뢰키로 함에 따라 곧 검찰 수사도 착수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횡령유용액은 피해자의 신고와 이 지점장이 갖고 있던 어음 등을 토대로 확인한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추가신고가 접수되거나 은행감독원의 특별검사와 검찰수사과정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금융계는 이와 관련,횡령액이 1천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지난 83년 9월 영동개발사건(조흥은행의 1천6백71억원 부정지급보증) 이후 최대의 금융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행장은 이 지점장이 횡령한 CD와 현금 등 7백6억원은 은행측이 책임지고 지급하겠지만 어음 1백50억원은 일반적으로 유통될 수 없는 것이어서 분실신고를 하고 나중에 소지자가 나서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CD는 이미 유통되고 있어 앞으로 그 보상과정에서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김 행장은 은행측이 피해를 보상,지급하되 이 지점장과 가족들이 숨겨놓은 재산을 추적하는 등 채권확보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상업은행은 곧 이 지점장이 대신증권에 판 CD를 중개한 사채업자 김기덕씨의 관련부분과 이 지점장이 변칙유출한 현금·어음·CD의 행방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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