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광고 베끼기 "위험수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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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그 동안 공공연하게 행해져왔던 우리 나라 방송 광고의 외국광고 베껴먹기가 국제적인 저작권 시비 거리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주간 광고 전문지『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Age)』는 최근「한국방송 광고, 외국광고 모방에 급급」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싣고『한국 방송광고의 25%가 외국 광고를 모방한 것』이라며 이러한 표절행위는 지적 재산권의 해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우리 나라 방송광고의 표절행위는 이미 국제 광고시장에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애드버타이징 에이지』가 이번에 정식으로 문제삼고 나옴에 따라 외국 광고사의 제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CF 제작사 협의회는 국내 회원사들을 상대로『외국광고를 그대로 복제하거나 아이디어를 모방하는 행위가 시장개방을 앞두고 저작권시비를 불러올 수 있는 점에 유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표절행위의 자제를 요청했다.
『애드버타이징 에이지』에 따르면 ▲가수 이재영이 등장하는 해태 써니텐 광고 ▲럭키차밍 샴푸 광고 ▲가수 조용필을 모델로 쓴 일화 맥콜광고 ▲이문세가 출연하는 서울유업의 요델리 퀸 요구르트 광고 등이 모두 각기 다른 코카콜라 광고를 베꼈다는 것.
사실 우리 나라 방송광고의 표절 사례는『애드버타이징 에이지』에 제시된 것 이외에도 일일이 예를 들 수 없을 만큼 많은게 현실이다. 모 청량음료 광고는 한때 국내 광고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으나 나중에 외국의 뮤직 비디오를 그대로 표절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방송광고의 표절실태를 가장 잘 알고있는 한 CF전문감독은『패선·청량음료·화장품 등의 이미지광고는 70%이상이 외국광고의 아이디어를 모방한 것들이며 그중 어떤 것은 모델만 바꿔 거의 그대로 복제한 것들도 있다』고 털어놓고 있다.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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