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장 자살 금융시장에 “일파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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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주가하락·시중금리는 올라/사채시장도 위축 “개점휴업”
상업은행 명동지점장 자살사건이 금융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사채시장이 얼어붙었고 주가는 하락하며 시중 실세금리는 오르고 있다. 특히 이희도지점장이 관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양도성예금증서(CD)는 유통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유통수익률이 최근 1주일사이 1%포인트나 올라 16일 통화채·금융채와 함께 일제히 수익률 14%대로 진입했다.
16일 채권시장은 매물이 줄어든데다 한국은행의 통화관리강화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은행·투신사 등 기관들의 「사자」가 줄어들어 유통수익률이 올랐다. 10월말 연 13%였던 통화채 수익률이 14%로,금융채도 10월말 12.3%에서 14.1%까지 치솟았다. CD도 10월말 13.2%에서 16일에는 14.2%로 뛰었으며,3년만기 은행보증 회사채의 수익률도 10월말 12.85%에서 13.65%로 올랐다. 금융기관사이의 초단기금융거래인 콜금리도 10월말 12.9%에서 16일 13.95%까지 뛰었으며,채권수익률의 오름세는 17일에도 이어졌다.
가짜 CD사건 때문에 움츠러들었던 사채시장은 더욱 위축돼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달부터 실세금리가 떨어져 그전과 같은 높은 수익이 나오지 않자 떠나기 시작한 뭉칫돈이 이 지점장이 사채업자와 깊이 관련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 지점장은 지난 3월 명동지점에 부임했을때 2천6백억원선이었던 수신잔고를 10월말에 4천3백억원선으로 1천7백억원 늘렸는데,이중 1천억원 정도가 CD를 통한 자금조달이었으며 나머지도 금전신탁 등 고금리상품으로 사채업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수신잔고가 14일 현재 3천6백억원선으로 줄어들어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시장도 16일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방한에 따른 경제협력기대감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대형 금융사고설 때문에 상업은행을 비롯,주요 은행주가 하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지수가 15.64포인트 빠져 6백20선이 무너졌다. 17일에는 14,15일 급락(36.33포인트)에 대한 반발 매수세가 일고,당국이 최근의 외화자금유입이 핫머니가 아니라고 밝힘에 따라 오전 현재 오름세로 돌아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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