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홍두표사장­서유성 중공당 선전부부장 대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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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중 문화교류 확대 중요하다/인민들 시장개념 몰라 언론역할 지대/경제건설,개혁·개방 지도부이견 없어
쉬웨이청(서유성) 중공당선전부 상무부부장은 중공당의 이론정립과 언론정책을 수립·조정하는 실무책임자로서 당유수의 이론가이기도 하다.
서부부장은 이날 농담을 섞어가며 중국의 개혁·개방과 대외정책에 대해 자신감있게 얘기했으며 한중관계의 장래에 대해서도 많은 시사를 했다.
홍두표 중앙일보사사상과 서부부장의 대담은 본사제휴사인 광명일보의 주선으로 광명일보 사장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이날 대담요약.<편집자주>
□서유성 중공당선전부 부부장 약력
▲62세 ▲안휘성 출생 ▲상해 해방일보 부사장 ▲북경일보 사장 ▲북경시 부서기
▲서=(수인사후 89년의 천안문사태와 관련,얘기를 나눈 다음)지난 3년동안 우리는 중국경제를 세계경제와 연결시키는 작업을 했습니다. 또 철도요금·전기요금 등 가격도 대폭 자유화해 시장경제의 틀을 놓았지요. 이런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금년부터 개혁사업이 가속화될 것입니다.
­홍=14차 당대표대회를 계기로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정식 채택하는 등 개혁·개방조치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막상 시장경제의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서=우리당은 이미 「일개중심,이개기본점」을 기본방향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개 중심은 경제건설이고,두개 기본점은 개혁·개방입니다. 그리고 4대 기본원칙으로 ▲공산당 영도 ▲사회주의 노선 ▲프롤레타리아 독재 ▲막스­레닌주의·모택동사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개혁·개방을 심화·확대시켜 나가는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인민들이 시장이 무엇인가하는 것을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인민들의 심리에는 시장이라면 농촌의 시장을 연상하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예를 들어 주식이 좋다하니 무조건 주식을 사려 하는데 주식엔 손해볼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을 모릅니다. 또 기업을 많이 하라고 장려했더니 모두들 기업을 하겠다고 은행에 돈 빌리러 갑니다. 은행에서 무슨 사업을 할 것이냐,기업의 수지계획은 어떠냐고 물으면 잘 모릅니다. 이런 실정입니다.
­홍=개방·개혁을 추진하는데 있어 중국신문들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서=당의 노선을 충실히 선전하는 것입니다. 지금 단계에선 시장이 무엇이라는 것을 말로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알리고 경제정보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긴요합니다. 중국은 수입도 하고 수출도 많이 해야 합니다. 이런 무역활동을 돕기 위해 여러상품에 대한 가격이나 수요공급상황을 정확히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홍=중국의 인권문제때문에 미국 등 다른 나라로부터 가해지고 있는 무역규제 움직임에 대해선 어떻게 대처할 계획입니까.
▲서=미국이 중국에 대해 최혜국대우를 취소하는 등의 조치를 한다면 손실을 더 많이 받는 쪽은 중국이 아닌 미국이 될 것입니다.
싼 중국물건을 못사갈 것이기 때문이지요. 미국이 사가는 중국제품은 1백억달러 정도 되지만 대부분 중국에서 임가공한 것을 홍콩·대만 등지에서 수입해가는 것이고 순수하게 중국에서 나간 것은 7억달러에 불과합니다.
­홍=개혁·개방 추진에 있어 지도층내에 무슨 이견같은 것은 없습니까.
▲서=그런 것 없습니다. 지금 중국엔 싸움할 시간이 없습니다. 당장 급한 것은 12억인구가 밥을 먹는 것입니다. 개방·개혁의 목적은 경제를 발전시키자는 것인데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홍=경제개발을 하는데는 과거 다른 나라의 경험이 좋은 참고가 될텐데 중국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서=우리나라와 같이 동양문화형태를 가진 나라를 배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싱가포르·홍콩·중국의 일부인 대만을 아시아의 네마리 용이라 하는데 그 경험을 많이 참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양문화형태와 서양기술을 어떻게 결합시키느냐 하는 것을 잘 배우려 합니다.
동양사람은 서양사람과는 달리 역사와 전통적으로 가정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경제발전에 있어 가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은 역사와 전통적으로 가정을 중시하는 것이 중국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홍=한국과 중국은 공통점이 매우 많습니다. 이런 점에서도 양국은 교류를 실질적으로 넓혀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서=한중관계는 역사적으로 길지만 한동안 끊어졌다가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계기로 많이 풀리고 이젠 국교정상화가 됐으니 더 잘해야 되는 시기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한중관계는 경제무역뿐만 아니라 문화방면에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홍=한중양국을 서로 잘 이해시키기 위해 신문의 역할이 큽니다.
한국신문들이 북경에 상주특파원을 보내겠다고 신청해 놓았는데 그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입니까.
▲서=그 문제는 외교부에서 처리할 것이지만 원칙은 상호주의가 될 것입니다.<정리=박병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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