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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南공작 핵심은 대외연락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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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14호 10면

北 공작선 2002년 9월 일본 해상보안청 선박이 가고시마현 앞바다에 침몰한 북한 괴선박을 인양하고 있다. 2001년 12월 22일 이 선박은 일본 영해로 침입한 뒤 일본 순시선의 정선 명령을 무시하고 달아나다 총격전 끝에 침몰했다. 중앙포토

북한의 노동당 규약은 한반도의 공산화를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각종 정보기관과 대외공작기관 역시 여기에 맞춰 만들어졌다. 북한의 대남ㆍ해외정보 공작을 담당하는 기구로는 노동당 직속의 통일전선부, 대외연락부, 35호실, 작전부가 대표적이다. 우리의 국방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과 국가정보원에 비견할 수 있는 국가안전보위부도 빼놓을 수 없다.

노동당 중심의 북한

대외연락부는 남한 내 지하당 구축을 전담해온 부서. 간첩 양성과 남파, 남한 내의 고정간첩 관리, 불온사상 유포, 민심 교란을 주관한다. 산하에는 남조선지역ㆍ남조선사회지도층ㆍ해외 등을 담당하는 과(課)를 두고 있다. 북로당 5과로 창설된 이래 연락부ㆍ사회문화부로 바뀌었다가 1997년 현재대로 개칭됐다. 조총련 사업도 지도하고 있다.

김정일

남한 출신으로 당 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까지 올랐다가 은퇴한 거물 여간첩 정경희가 87년까지 이 부서의 부장을 지냈다. 92년 대선을 2개월 앞두고 터져나온 ‘남조선노동당’ 사건의 주역 이선실(2000년 사망) 전 당 중앙위 후보위원도 이 부서 소속. 95년 충남 부여에서 체포된 무장간첩 김동식과 97년 대선 직전 체포된 부부간첩 최정남·강연정도 대외연락부에서 파견했다. 부장은 강관주(강주일)로 알려져 있다.

작전부는 남한 내 고정간첩에게 임무를 부여하고 정보를 얻는다. 대남 침투요원을 호송하고, 요인 저격과 납치도 맡고 있다. 남파 공작원의 교육훈련을 담당하는 김일성정치군사대학을 관리한다. 공작원 남파 기지로 2개의 육상연락소(개성ㆍ사리원)와 4개의 해상연락소(청진ㆍ원산ㆍ남포ㆍ해주)를 두고 있다. 부장은 전 인민군 총참모장 오극렬.

35호실은 해외공작을 맡는 부서. 일명 조사부로 불린다. 해외정보를 수집하고 해외인사를 포섭ㆍ매수해 남한에 침투시키는 등 제3국에서의 대남사업을 주관한다. 산하에 남한, 일본, 중국ㆍ동남아, 유럽의 4개 지역과를 두고 있다. 통일전선부는 통일전선 공작과 남북대화 업무를 주관하는 부서. 78년 설치됐다. 남북회담, 해외교포 공작사업, 대남 심리전을 맡고 있다. 부장은 최근 임명된 김양건.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은 각종 군사첩보 수집과 요인 암살ㆍ납치, 기간산업 파괴 등의 업무를 맡는다. 83년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과 96년 동해안 무장간첩 침투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정찰국장은 현영철 상장이 맡고 있다. 국가안전보위부는 정보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대외 정보활동보다는 국내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민보안성과 더불어 대주민 사찰을 맡는다. 김일성 부자 비방사건 수사와 정치범수용소 관리, 반국가 행위자와 간첩수사를 한다. 해외정보 수집과 공작 업무도 병행한다.
북한의 정보기관과 공작기관은 국제ㆍ내부 환경변화에 따라 바뀌어가는 추세다. 2001년의 7ㆍ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비롯한 일련의 경제개혁이 진행되면서 외화 획득에 뛰어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35호실은 각국의 공작원을 동원해 밀수 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연락부 역시 남한을 상대로 각종 이권사업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2003년 4월 호주 빅토리아주 해안에서 헤로인을 소지한 밀수업자들을 내려준 뒤 도주하다 붙잡힌 봉수호 사건은 작전부에서 외화벌이에 나섰다가 일어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고위층 탈북자는 “북한의 정보ㆍ공작기관이 과거에는 대남 파괴활동에 무게를 두었다면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론 남한 내 정보수집이나 친북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해외거점을 활용해 외화벌이를 하는 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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