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광우병 발견 워싱턴州서 올해 1만8천여톤 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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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소의 광우병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겉돌고 있다. 정육점이나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소의 내장.척추 뼈 등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많이 포함한 수입육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위험물질이 얼마나 수입됐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26일 "미국의 광우병 의심 소는 네살이 넘은 젖소인 반면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쇠고기는 주로 두살 내외의 육우에서 생산된 고급육"이라며 "특정 위험물질의 유통을 금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시.군 공무원과 농림부 산하 단체 직원 7백여명을 동원해 특정 위험물질은 별도로 봉인해 보관하도록 수입업체 등을 지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수입업체 창고에 대한 봉인 작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서울은 성동구 50곳, 송파구 16곳 등 1백34개의 수입업체에서 특정 위험물질을 수입하고 있지만 이들 업체가 개별적으로 소유한 소형 창고는 대부분 경기도 지역에 있기 때문에 현장 확인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정육점이나 음식점 등에 이미 판매된 내장 등에 대한 추적조사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농림부에 따르면 최근 2개월간 전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3만8천280t) 중 특정 위험물질이 포함된 부산물 비중은 17.6%(6천7백46t)인 반면 광우병 소가 발견된 워싱턴주에서 수입된 물량 중 부산물 비중은 33.1%(9백85t)로 유난히 높은 편이다. 워싱턴주에서 올해 수입된 쇠고기는 1만8천여t에 달한다.

특히 내장.척추 뼈 등의 수입은 신고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수입업체의 현황도 정확하게 파악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에서 하고 있는 수입업체 관리를 국립수의학검역원으로 넘기자고 농림부에 건의했으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한국발 항공편 기내식에서 닭고기 메뉴를 제외하고, 미국산 쇠고기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25일부터 한국발 항공편의 기내식에 호주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외국발 국제선은 해산물 메뉴로 교체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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