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봐라" 모처럼 신난 범여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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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호 03면

최근 한나라당 이명박 경선 후보를 집중 공격해왔던 범여권은 “그것 봐라”며 기세를 올렸다. 이 후보의 위장전입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했던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은 16일 “(나에게) 거짓말쟁이라느니, 고발한다느니 하더니 결국 위장전입을 했다는 것 아니냐”며 “18일께 다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솔직히 이번 해명도 전적으로 믿어주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한목소리로 비난 “장상씨도 이 문제로 총리 낙마했는데…”

이 후보의 주가 조작사건 관여 의혹을 제기했던 열린우리당 박영선ㆍ송영길 의원도 가세했다. 송 의원은 “주민등록법 위반도 문제지만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앞으로 세금ㆍ부동산 등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후보 지지자들이 최근 자신에 대한 태형식을 한 것을 언급하며 “사실을 말한다고 매질을 하는 걸 보니 폭군정치가 연상되더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법 위반을 일삼은 분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 정부를 범죄인 정부로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공격했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우상호 의원도 장상 전 총리서리 검증 과정을 예로 들며 “한나라당이 그간 총리ㆍ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에 대해 취했던 기준으로 봐도 이 후보는 부적격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범여권은 모처럼 모든 정파가 같은 목소리를 냈다. 열린우리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부동산 투기만 아니면 위장전입은 괜찮다는 해괴한 논리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 양형일 대변인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으로서 심각한 신념ㆍ철학상의 문제가 있다”고 논평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예비후보직을 즉각 사퇴하라”고 공격했다.

청와대는 말을 아꼈다. 천호선 대변인은 “청와대가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도 “그동안은 이 후보가 청와대를 싸움에 끌어들이려는 입장이어서 법적 대응을 해온 것뿐”이라며 “정책 논쟁은 할 수 있지만 검증에 끼어들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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