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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종합학교 개교도 하기 전에 "표류"|강의실·교수진 확보 못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우리나라 최초의 실기전문 예술학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 이강숙)가 내년 봄 음악원 개교를 앞두고 강의실 및 교수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문화부는 예술학교 음악원의 강의실확보를 위해 최근 예술의 전당 서예관 건물 일부를 비워주도록 요청했으나 한국서예협회·미협 서예분과위원회 등 서예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선 것. 서예계는 자신들의 전시공간이 줄어드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지난달30일 예술의 전당 서예관 광장에 모여 서예관 수호대책위원회 주최로 결의대회를 갖는 등 강경한 입장을 굳히고 있어 강의실 확보가 난항에 부닥치고 있다.
예술학교 음악원은 또 93학년도 봄 학기부터 강의에 투입될 전임강사 이상의 교수 요원 정원을 23명으로 하고 교수확보에 나섰으나 현재 5명만이 확정된 실정이다.
예술학교측은『전임강사 지원자 서류를 4백여장 받아놓고 있으나 높은 자질을 요구하다 보니 선정이 벽에 부닥쳐 있으며 특히 접촉중인 교수들이 소속대학과의 관계를 망설이고있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음악원 4개학과 가운데 작곡과·지휘과 등은 단 한명도 교수 확보를 못하고 있으며 기악과 가운데에서도 관악기교수는 비어있는 상태다.
특히 음악원에는 조기교육을 위해 예비학교 격인 실기연수과정을 두고 유치원에서부터 중학교까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93학년도 상반기 중 3백여 명을 지도할 예정이나 이 계획도 현재로는 실현이 불투명하게 됐다.
이와 함께 학교본부건물도 건설부의「수도권 정비계획법」에 걸려 수도권내에서는 확보가 힘든 실정이며 따라서 당초 계획했던 94년 미술원, 95년 무용원 등의 개교도 수정해야 할 형편이다.
이에 대해 문화부는 학교본부 건물은 당장 급한 것이 아니고 장기적인 계획 하에 설립돼야 하므로 앞으로 건설부와 협의를 거쳐 가능한 한 수도권 안에 두도록 노력하되 불가능할 경우 지방에 설립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문화부는 천안독립기념관 옆에 학교부지를 가지고 있어 그 곳에 개교할 구상도 가졌으나 외딴곳에 있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지원이 낮아질 것이 뻔해 망설이고 있다.
문화부는 그 동안 태릉 푸른 동산이 사용하고 있는 문화부 관리토지를 반환 받아 건설부와 협의, 학교본부건물을 건립하는 문제를 검토했으나 이마저 사격인들의 반대에 부닥쳐 어려움을 겪고있다.
서예관 문제는 현재 서예전시실로 쓰이고 있는 곳은 그대로 둔 채 남는 공간만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서예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문제는 없으며 강의실로 확보한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 문화부의 입장이다.
김순규 예술진흥국장은『음악원의 주공간은 4백90평의 음악당 연습실을 사용할 예정이며 교수실 및 강의실은 서예관의 3백60평과 축제극장 1백80평을 확보하게 돼 내년 봄 개교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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