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정보 제공이 미디어 살 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프랑스의 세계적 석학인 자크 아탈리(사진)는 "소비자가 돈을 지불하고 정보를 받아보는 환경을 조성하려면 정보의 희소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탈리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 주최로 13일 제주도 제주ICC에서 열린 'KCTA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시대, 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미디어 미래'를 주제로 특별 강연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이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노마디즘(유목주의)의 글로벌화가 진행되는 데 따라 미디어 업계도 여기에 맞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소비자가 미디어 소비에 돈을 내게끔 하려면 변화된 환경에 맞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미디어업계의 성공적 노력의 예로 입체(3D) 영화를 들었다. 미국에선 입체 영화만 제작하겠다고 선언하는 감독이 나오고, 과거 영화를 입체 영화로 다시 만드는 작업이 진행됨으로써 올해 연말까지 1000개 이상의 입체 영화관이 문을 열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TV나 비디오가 제공할 수 경험을 입체 영화가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각광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정보는 제공되는 순간에만 가치를 지니는 만큼 스포츠 경기, 음악회 등의 이벤트가 최상의 콘텐트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기술적으로 빨리 발전하고 시장 변화가 많은 곳이라 1년에 2~3 차례 방문한다는 그는 최신 저서 '미래의 물결'에서 "미국이 쇠퇴하는 2025년엔 한국이 중국.일본 등과 함께 세계 11대 거점 지역이 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1943년 프랑스령 알제리에서 태어난 아탈리는 프랑스의 수재가 몰리는 그랑제콜(엘리트 양성 교육기관)을 네 군데나 다닌 뒤 소르본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랑제콜에서 수학.과학,정치학,토목학,행정학을 공부해 미래학자.문명비평가.경제학자 등으로 불린다. 1981~89년 미테랑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지금까지 40여 권의 저서를 냈으며 '21세기 사전' '호모 노마드:유목하는 인간' 등은 국내에서도 번역 출판됐다.

제주=차진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