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평창 올림픽 기원 '초여름밤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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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밤 강원도 춘천시 위도(일명 고슴도치섬)에서 열린 '국민 가수'조용필(57.사진)의 '2014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기원 콘서트'. 조용필 공연 사상 처음으로 섬에서 열렸다. 그곳에는 자연이 있고, 음악이 있고, 조용필이 있었다. 국가적 행사의 유치를 기원하는 최고 가수의 무대답게 화합과 희망이 한데 어우러졌다.

이날 무대는 겨울올림픽 개최지 결정(현지시간 7월 4일)을 20여 일 앞두고 조용필의 공연을 주로 해온 공연기획사 '무궁화기획'이 올림픽 유치위원회에 행사를 제안해 이뤄졌다. 조용필이 홍보대사로 나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 노력이 결국 성공을 거뒀듯,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도 이번 콘서트가 올림픽 유치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7000여 명의 관객이 좌석을 모두 채운 이날 공연에서 조용필은 공연 중간 몇 마디의 인사 멘트를 제외하고는 28곡을 계속 부르며 무대를 장악했다.

무대 조명 때문에 수많은 날벌레가 무대로 날아들어 노래하는 그를 괴롭혔지만, 그의 집중력까지 흐트러뜨리진 못했다. "노래를 부르며 날벌레를 수도 없이 삼켰다"는 그의 멘트에 객석에서는 폭소와 박수가 함께 터져나왔다. 첫 곡 '자존심'으로 포문을 연 조용필은 '단발머리''어제 오늘 그리고''못찾겠다 꾀꼬리''친구여''모나리자'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위도의 여름 밤하늘을 수놓았다.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앙코르 곡 '여행을 떠나요'를 부를 때는 대형 스크린에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홍보 동영상이 흘렀다.

그는 내년 데뷔 40주년 준비 때문에 매년 해오던 정규 투어 콘서트를 올해 잠시 중단했지만, "겨울올림픽 유치 등 국가적 행사를 위한 콘서트는 마다할 수 없다"며 이날 무대에 섰다.

언제, 어디서, 어떤 곡을 불러도 항상 첫 무대에 오른 듯한 설렘과 정성을 담아 열창하는 그의 창법에는 경외감마저 느껴졌다. 그의 콘서트가 항상 매진되고, 전국 각지의 관객들이 몰리는 '전국구 콘서트'가 되는 이유다. 가족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주부 이소연(40.서울)씨는 "오늘 공연의 뜨거운 열기가 전해져 꼭 평창이 겨울올림픽을 유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콘서트로 올해 상반기 공연 일정을 마친 조용필은 10월 27일 호주 시드니 엔터테인먼트센터에서 '호주 이민 40주년 기념 콘서트'를 한다.

그는 호주 공연을 마친 뒤 연말 공연 외에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19집 앨범 작업에 몰두할 계획이다. 그는 "올 하반기에 새 앨범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데뷔 40주년을 대비해 여러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덧붙였다.

춘천=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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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

[現] 가수

19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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