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 광양 담판 결렬/박태준씨 당 떠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3시간40분 회동… 설득 끝내 실패/9일 밤 탈당계… 대선정국 변수로
【광양=김진·이상일기자】 민자당의 김영삼총재와 박태준최고위원이 10일 최종담판에서 절충점을 찾는데 실패,박 최고위원이 탈당을 선언함으로써 민자당의 대선전략은 물론 정계의 부분적 개편과 연말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관계기사 3면>
이날 오전 최종설득을 위해 급거 광양에 내려온 김 총재를 맞아 3시간40분간 담판한 박 위원은 『최고위원직 사퇴와 탈당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당사무처가 이를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욱비서실장은 박 위원이 9일 밤 최고위원직 사퇴서와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박 위원은 정치를 하는동안 길을 잘못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는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말하고 『박 위원이 경제발전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그의 탈당을 기정사실화 했다.
김 총재는 『앞으로도 인간적으로는 과거보다 몇배 더 가깝게 서로 의논하고 협조할 일이 있으면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에 대해 『총재께서 하신 말씀을 그대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한후 정계은퇴를 뜻하느냐는 질문에 『다음에 천천히 말하자. 차차 알게되겠지』라고 말을 흐려 정계 은퇴인지,탈당후 신당창당 합류인지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이에 따라 김 총재는 이날 오후 귀경,긴급 고위당직자 회의를 열어 향후대책을 논의하는 등 박 위원 탈당여파의 최소화에 나섰다.
한편 박 위원을 만난 최명헌 전의원과 그의 측근들은 박 위원이 일단 탈당후 신당창당을 주도,제3의 후보를 추대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어 내주 중반께 그의 진로가 보다 확실하게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박 위원은 9월말∼10월초 정주영국민당대표,이종찬·정호용의원 등 신당추진파와 당내 반김영삼계의 박철언·김용환의원,김우중대우그룹회장 등을 광범위하게 접촉,자신의 정치진로와 반양김 세력의 결집가능성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를 해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