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평화상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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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오는 16일 발표될 예정인 92년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과테말라의 인권운동가 리고베르타 멘추와 구세군이 유력하다고 노르웨이 국영TV가 5일 보도했다. 노벨상 수상자를 정확히 맞혀온 이 방송국은 멘추가 인디언 원주민 농부출신으로 토착민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해온 인물이라고 밝히고 93년은 유엔이 정한「토착민의 해」라고 덧붙였다.
멘추의 부모·형제는 과테말라 군사정권에 저항하다 살해됐으며 이 때문에 그녀도 좌익게릴라로 몰려왔다. 올해 콜럼버스의 신대륙발견 5백주년 기념행사가 대대적으로 준비되고 있는 북·중미에서 반 콜럼버스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 멘추가 수상하면 인디언 권리투쟁활동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유력한 수상후보로 떠올랐던 구세군은 1백년 전 런던의 슬럼가에서 창립돼 지금까지85개국에서 사회활동을 벌여왔다.
브라스밴드로도 유명한 구세군은 군대와 유사한 제복·지휘체계를 갖고 있으며 그동안 여러 차례 후보에 올랐었다.
이 방송은 5명의 노벨상심사위원들이 1901년 시상이 시작된 이래 여성에게 인색했던 점을 인식, 올해도 멘추라는 여성후보에게 기울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극작가이자 공산정권에 항거해왔던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도 강력한 수상후보로 지목되고 있으며 그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 소련 대통령이 수상했던 90년에도 유력한 후보였다.
또 아프리카 국민회의(ANC)의장 넬슨 만델라도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남아공대통령 프레데릭데 클레르크와의 공동수상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흑인 거주지역을 휩쓸고 있는 폭동과 소수계 백인통치로부터의 권력이양문제가 난항을 겪고있어 동반수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에게는 6백50만 스웨덴 크로나(1백10만 달러)와 금메달 등이 수여된다.
이들 외에 거론되는 후보로는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 캄보디아 평화에 공로가 큰 개리트 에번스 호주외무장관, 페레스 데 케야르 전 유엔사무총장 등이 올라있다.
또 단체로는 유엔환경프로그램, 세계적십자사, 프랑스에 본부를 둔 의료단체들인 메디생 뒤 몽드(세계의료단체)·메디생 상 프롱티에(국경 없는 의료단체)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오슬로 로이터연합=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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