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도시서 운전하는 것은 러시안룰레트보다 아슬아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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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로이터통신 꼬집어
『사는 것이 심심해지면 신경자극을 위해 한국에서 운전을 해보라』고 영국 로이터통신이 29일 한국교통질서의 난맥상을 냉소적으로 보도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
『한국에서의 운전은 러시안룰레트게임보다 흥미진진하다.』
한국경찰은 지난 추석연휴 4일동안 자동차사고로 1백94명이 숨졌으며,이는 지난해에 비해 32%가 감소한 숫자라며 흡족해 하고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포르투갈에 이어 세계 3위의 교통사고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에서 지난해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만도 1만3천4백29명으로 하루평균 37명꼴이다. 한국을 이같은 교통지옥으로 만드는 일등공신을 꼽으라면 먼저 직업운전자들을 들 수 있다.
택시기사들은 아무데서나 끼어들기는 예사고 타고 있는 승객에게 한마디 양해도 없이 멋대로 합승시키지만 그렇다고 요금을 분담하는 것도 아니다.
특히 서울과 인근 위성도시를 오가는 일명 「총알택시」는 이름에 걸맞게 질주하며 요금도 엄청나다.
버스기사들도 차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전에 짜여져 이젠 제 시간에 댈 수 없는 운행시간표에 쫓겨 승용차를 위협하며 자살운전을 감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목숨을 내놓은 보행자들은 아무데서나 길을 건너거나 택시를 잡기 위해 질주하는 차량을 사이에 끼어들기 일쑤다.
운전면허시험제도를 보면 운전자를 길러내는 훈련이 얼마나 허술한지 소름끼칠 지경이다.
수험생들은 단한번의 도로실습도 해보지 못한채 시험장에 설치된 트랙 위를 달리는데 일단 트랙 위에 남아있으면 통과하는 것이다.
시험합격은 곧 한국이라는 교통지옥에 희생양을 한명 더 추가하는 것이 한국의 실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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