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그곳'에 새긴 여대생…"문신은 패션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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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문신사들을 만난 곳은 홍익대 앞. 이곳에서 작업을 하는 문신사들은 어림잡아 얘기해도 200명은 족히 넘는다고 한다. 문신사들이 많을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였다.
 
이곳의 한 문신 작업실. 문신사들과 고객(?)들은 자신들의 문신과 작업 모습을 당당히 공개했다. 물론 아직까지 문신 자체가 불법이라고는 하나 이들은 스스로가 당당하기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취재하는 동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문신하러 작업실을 찾았다. 과거 조폭들이 힘을 과시할 뿐만 아니라 조직 간 결속을 다지기 위해 했던 것으로 여겨지던 문신을 2007년 지금은 여대생부터 직장인, 심지어 50대까지 평범한 사람들이 거리낌없이 하고 있었다.
 
빈약한 가슴을 커버하기 위해 가슴에 백합을 새겨 넣은 여성에서, 은밀하고 조심스럽기만 한 '그곳'에 과감히 문신을 새긴 여대생, 각오를 다지기 위해 등에 살아 있는 듯한 호랑이를 그린 남자까지 그들의 문신은 과감하고 또 거침없다.
 
문신을 하는 이유도 다양했다. 자신의 몸을 예쁘고 섹시하게 부각시키기 위해서 하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잊지 말아야 할 기억과 다짐을 새기는 남자도 있었다. 취재진이 만난 한 20대 남성은 특이하게도 어머니 얼굴을 팔에 새겼다.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아들이 되고 싶다”는 다짐과 함께 ….
 
그러나 세상엔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 문신이 있다는 이유로 직장에 취업하지 못하는 20대 남자, 그는 소매 끝으로 보이는 문신 때문에 면접 때마다 쓴잔을 마셔야 했다고 토로했다.
 
2007년과 문신! 그 의미는 분명 예전과 다르다. 예전처럼 문신을 어마어마하고 끔찍한 것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의 예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문신에 관대해졌다는 것이다. 우리가 만난 문신 매니아들, 그들에게 문신은 이유 있는 자기 표현일뿐더러 자신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이었다.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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