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이 첨단 장비 ? 두 다리 없는 피스토리우스 '100m 10초9'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1일(한국시간) 새로운 장비규정을 만들어 한 장애인 육상선수의 올림픽 출전 길을 막자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IAAF 집행이사회가 '스프링, 바퀴 또는 기타 장치를 활용한 기술적 장비가 기록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를 용인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려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장애인 육상 선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0)가 피해를 보게 됐다.

한 살 때 선천적 요인으로 양쪽 무릎 아래쪽 다리를 절단하고 의족을 사용해 온 피스토리우스는 그동안 럭비와 수구 선수로 활동하다 최근 육상 선수로 전환했다. 그는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100m에서 10초91을 기록해 3위를 차지했고, 200m에서는 21초79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또 2005년에는 장애인 대회가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선수권대회 400m에 출전, 6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첫 장애인선수의 꿈이 무르익자 전문가들은 '피스토리우스가 베이징 올림픽 때 남아공 계주팀에서 활약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문제는 그의 의족이다. 카본섬유로 만든 '블레이드 러너'라는 제품이 '특정 선수에게만 유리함을 주는 기술적 장비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다. 피스토리우스는 "과거 올림픽 육상에서 장애인들이 뛰지 않았던 탓에 (IAAF가)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백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