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화제〉당귀·황기 재배 "부농 꿈" 일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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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강원도등 일부 산간고지대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던 저온성 특약작물인 당귀(당귀)와 황기(황기)재배가 경기도 이천군 일대에서도 성공,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등장했다.
당귀와 황기는 각종 한약제조원료로 감초보다 더 많이 사용돼 재배농가에 고소득을 안겨주는 고부가가치작물이어서 앞으로 당귀· 황기 재배 붐이 일 전망이다
그러나 낮은 온도가 아니면 재배가 어려워 당귀는 강원도평창군· 영월군에서, 황기는 강원도 정선군과 충북 제천군등에서만 주로 재배돼왔던 약초로 고소득작물 재배에 관심을 갖고 있던 김성배씨(46·생약협회 경기도지부장· 이천군 대월면 대대리434) 등 이전지역 농민들이 이들 약재 재배에 성공, 이천군에 당귀· 황기 재배 붐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
김씨등 농민 5명이 처음 시험재배를 실시한 것은 89년. 처음에는 토양·기후등 성장조건을 맞추지 못해 2천여만원의 손해만 봤으나 가능성을 확인한 김씨등 15가구 농민들은 90년 또다시 시험재배에 착수해 성공을 거두고 91년에는 당귀 1만평, 황기 8만평을 재배해 9만여근을 수확해 9억여원의 소득을 올렸다.
김씨등은 『당귀에 꽃이 피면 약재인 뿌리가 딱딱해져 쓸모가 없어진다』는 지난해 실험재배 실패를 통해 얻은 경험을 토대로 지난 2월10일을 전후해 비닐하우스내 봉지 속에 씨를 파종한 뒤 어린 당귀묘를 4㎝정도 길러 4월초 밭에 이식 (포트육묘 이식재배)하는 농법으로 재배에 성공했다.
또 뿌리가 땅속 깊숙이 뻗어내려 가지 못해 실패한 경험을 살려 토양조건을 중성화하는 농법으로 황기 수확의 결실을 보게됐다.
15가구 농민들이 지난해 올린 가구당 평균소득은 6천만원. 김영기씨(37·이천군 백사면 현방리 산26)는 2천5백만원의 영농비룰 투자, 1억4천5백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등 5가구가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얻었다.
올해에는 이천군 백사면·부발읍·대월면·모가면 일대 농민 50여명도 이에 합세해 당귀 33만평, 황기 20만평 정도를 심어 11월 수확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약재는 생약협회 이천지부를 통해 서울 경동시장 중앙공판장으로 계통출하하거나 제약회사 납품업자에게 근당 1만원안팎의 값으로 팔고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당귀는 혈액순환 촉진· 보혈작용· 진통효과가 있어 빈혈·침전성동맥염·만성농증치료에 사용되고 배변에 특효를 지니고 있으며, 황기는 땀을 많이 흘리고 맥박이 약하며 쉽게 피로한 사람에게 효능이 있어 위하수·탈홍·자궁출혈등의 치료약으로 쓰여왔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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