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길 제주항공 사장 "제트기 추가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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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길(사진) 제주항공 사장은 수년 뒤 국제선 취항을 할 수 있게 규제를 풀어 달라고 31일 정부에 요청했다.

그는 이날 제주항공 취항 1주년을 기념해 김포공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2010년께 중국.일본 등 국제선 정기노선에 취항하고 싶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주 사장은 "건설교통부가 국제선 허가 규제를 마련해 소급 적용한다면 (행정소송 등)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강한 표현을 썼다.

건교부가 최근 '국제선을 띄우려면 3년 정도의 국내선 운항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규정을 만든 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야기다. 또 제주항공 설립 당시 국내선 뿐만 아니라 국제선에 취항할 수 있는 수준의 안전 규정을 충족해 정기 항공운송사업자로 운항 증명을 받았는데도 추후에 다른 조건을 붙여 규제하는 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정부가 속히 국제선 허가를 내줘야 전세기 등을 띄우면서 노하우를 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 사장은 3년 안에 100~200인승 제트 여객기 5~10대를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의 캐나다 봄바디어사 터보프롭(프로펠러) 항공기 5대로도 중국 상하이나 일본 오사카는 다닐 수 있지만 더 멀리 나가려면 중형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최고 5000억원에 달하는 항공기 도입 비용은 모기업인 애경그룹이 충분히 부담할 수 있고 항공기를 임대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대기업이 지분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41억원의 적자를 봤다. 주 사장은 "올해에는 매출 550억원에 70여억원 정도의 적자를 예상한다"며 "비수익 노선을 줄이고 요금을 올려 내년에는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선 탑승률에 따라 주말과 주중에 차등 요금을 적용하고 요금을 15% 정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 사장은 또 "1년 간 무사고 운항을 했는데도 회사명 때문에 다른 회사가 제주공항에서 낸 사고를 우리 사고로 오인하는 고객들이 많은 것 같아 억울하다"는 말도 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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