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별다른 「수확」 없자 당혹/「관권선거」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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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완강한 부인에 금품수수 물증 못찾아/야권선 “축소위해 진통 연출” 의혹
대전지검은 추석 연휴 첫날인 10일 오전 이종국지사·박중배부지사·김흥태내무국장·임재길 민자당 연기지구당위원장 등 4명을 소환,조사를 벌였으나 이들로부터 속시원한 진술을 받아내지 못하자 몹시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당초 연휴기간중 이 지사·임 위원장을 구속할 것처럼 자신을 보여왔던 만큼 이들의 개입부분에 대한 완강한 부인으로 결국 언론의 집중 조명이 시작되는 13일 이후 2∼3차소환이 불가피해지자 지금까지의 태도를 바꿔 소환 예상자를 사전에 밝히기를 꺼리는 등 초조감마저 드러냈다.
검찰은 특히 수사팀을 구성,연기군 관계공무원·새마을지도자 등에 대해 금품수수를 입증할만한 자료를 모으려했으나 별다른 수확이 없자 속태우는 모습.
그러나 야권에서는 이같은 검찰수사 태도에 대해 『사법처리대상을 축소하기 위해 「수사진통」을 연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대전교도소에 구속수감중인 한준수 전연기군수는 12일 오전 한광옥사무총장 등 민주당 소속의원들을 면회한 자리에서 이 지사의 「제2 양심선언」을 촉구했다고 동석했던 장기욱의원이 전언.
한 전군수는 『이 지사도 관권개입 부정선거 책임자로서 계속 곤혹스런 상태로만 있지말고 나처럼 양심선언을 하라』면서 『비록 교도소 안이 춥기는 하지만 견딜만하고 양심의 부담을 덜고나니 홀가분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는 것.
○…이 지사 등이 소환된 10일 오전 대전지검 청사는 추석으로 한산해진 대전시내 중심가와는 달리 보도진·도청 관계자·임 위원장 측근 등 3백여명이 법석.
특히 이 지사가 모습을 드러낸 오전 10시쯤에는 구본우충남경찰청장·이종완대전상의회장 등 기관 및 단체장을 비롯,강희복도농어촌개발국장 등 도청공무원 20여명이 모습을 나타내 각별한 관심.
○…한 전군수의 가족은 추석인 11일 아침 조상들을 위한 차례상도 못차린 채 지검청사에 나와 수사방향·결과에 온 신경을 쏟는 모습. 아침을 찬밥으로 때우고 나왔다는 부인 조춘자씨(57)는 『남편이 차가운 유치장 바닥에서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차마 밥을 넘길 수 없었다』며 남편의 수사진행 방향을 기자들에게 묻는 등 걱정.
○…검찰에 소환된 임 위원장은 청사 현관에서 자신의 수사에 강력히 반발하는 내용의 해명서를 보도진 앞에서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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