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지식인 스타』해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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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이제는 국회의원이 된 김동길 전 연세대교수, 시인 김지하, 김용옥 전 고려대교수, 마광수 연세대교수 등 4명을「지식인 스타」로 규정하고8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이들의 문제의 글과 이에 대한 각계의 비판적 글들을 한데 모은 책이 나와 화제다.
화제의 책은『김마김김』(장백간).「지식인 스타들의 곡 필 스캔들」이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3김1마」의 정치적·사회적 발언과 행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총론격인 제1부「지적선정주의를 파는 지식인 스타들」을 제외한 각 묶음들은 김동길·김지하·김용옥·마광수씨 순으로 문제의 글들을 소개한 다음, 언론인·문인·학자들이 그들을 비판한글 31편을 실었다.
『나를 정말 놀라게 한 것은 대학교수가 북한 당국의「혁명노선」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이론을 공공연하게 내세워도 잡혀가지 않는 그런 세상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정부나 정보 부를 비판하는 사람은 그 특권이「1회분」밖에 되지 않아 그것을 일단 누렸으면 엄청난 시련을 각오해야만 했다….』
이 글은 88년 6월 진보적 연구단체들의 연합심포지엄에서 민중중심의 변혁운동 론을 발표한 서관모 교수의 논문을 신문지상을 통해 접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 김동길씨가 조선일보에 썼던 칼럼「드디어 새 시대는 왔는가」의 한 부분이다.
『구시대적 매카시즘이 전면에 흐르고 있을 뿐 아무런 역사적 전망도 주지 못한채 마치 서 교수를 빨리 잡아가라는 듯한 무책임한 글이 유력한 중앙일간지에 버젓이 실리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은 서울대 한상진 교수가 앞서 인용한 김동길씨의 칼럼을 비판한 글의 일부다.
이처럼 이 책은 문제된 글과 비판하는 글을 번갈아 싣는 편집을 통해 80년 이후최근까지 우리 사회 지성사의 한 단면을 가감 없이 드러내 놓는다.
김동길 편은 3김씨의 퇴진을 요구한「3김 낚시론」이 핵심이고, 김지하 편은 91년2월 한 일간신문에 발표했던「나는 도적, 고백운동 벌이자」라는 제 하의 고백운동선언과「생명사상」,그리고 대학생들의 분신자살을 꾸짖은「젊은 벗들! 역사에서 무엇을 배우는가」등과 함께 이 글들에 대한 일반시민·학생·동료문인들의 애정 어린 비판을 곁들였다.
김용옥 편은 그가 교수직을 사퇴하면서 공개한「한국의 오늘을 사는 한 지성인의 양심선언」과6·29선언을 바라본 시론「왕정의 축에서 민주의 축으로」등 두 편을 간추렸고 마광수 편은 성 개방을 위한 인습타파를 주장하는 세 편의 칼럼과 노동자 시인 박노해씨 등의 반론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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