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찰서 출두 귀찮으면 동네 파출소로 오세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서울 방배서 지역담당제 인기/형사들이 출장나가 고소사건 등 신속처리/주민 불편 덜어주고 출두율 높아 “일석이조”
고소·고발·민원 그리고 진정사항들을 굳이 경찰서를 찾지 않고 주민들이 인근 파출소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월1회 수사과 조사요원을 파출소에 파견하는 「조사요원 파출소 담당제」가 서울 방배경찰서에서 처음 도입돼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향토예비군 설치법위반 등 경미한 사건으로 고발되고도 경찰서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위압감 때문에 출두하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아 안타까웠다』는 김병규수사계장(54)의 제안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수사과 형사 12명이 파출소 하나씩을 전담,오후 3시부터 8시까지 매달 한번 「출장」에 나선뒤 업무처리도 빨라지고 주민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
매달 서초·동작구청 반상회보에 관할 12개 파출소별로 파견예정일을 공지하고,여기에 맞춰 피고소·고발인에게 주소지에서 가장 가까운 파출소에 출두토록 출두장을 보내는 등 경찰입장에서 일은 갑절로 늘어났다.
파출소에서 하루 1명이 처리하는 고소·고발건수는 평균 10건.
경찰서에서의 하루평균 1건에 비하면 처리량 측면에서 10배이상 많아졌다.
그러나 눈앞에 드러나지 않은 성과가 더욱 크다.
출두율이 크게 늘어난 것은 그만두고라도 이혼문제 등 개인적인 상담에서부터 각종 민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들을 가지고 파출소를 찾는 주민들이 눈에 띄게 늘어 경찰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두드러지게 개선된 것이다.
『이웃 밤무대 악사의 드럼소리 때문에 안면방해죄 고발상담을 위해 파출소를 찾았었요. 담당 형사가 그 사람을 불러 방음장치 설치를 종용해 이젠 이웃간에 서로 웃으며 지낼 수 있게 됐지요.』
금갈 뻔한 이웃간의 신뢰를 되찾아준 경찰이 이젠 더이상 「공연히 피하고 싶은 대상」이 아니라는게 주민 지준호씨(37·방배4동)의 말이다.
경찰을 잘 이용하면 「가래로 막을 물을 호미로도 막을 수 있다」는 인식이 주민들에게 뿌리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방배서는 이같은 반응에 따라 조사요원 파견일수를 지금의 매월1회에서 매주2회로 늘릴 예정이다. 서울경찰청에서도 이 제도를 각 서에 확대실시할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하철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